한국일보

“버리고 내려놓는 삶 실천을”

2009-04-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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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메시지 - 만성 스님(남가주불교사원연합회장)

불기 2553년 부처님 오신 날을 경축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고 성인 가운데 성인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은 탐욕과 오욕락(재욕·성욕·음식욕·명예욕·수면욕의 즐거움)에 눈먼 중생들이 지혜의 밝은 눈을 뜨도록 하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오늘날 경제적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탐욕과 이기심으로 물든 어리석은 중생들이 지혜와 도덕심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부처님은 세 가지 위대한 선택을 하셨습니다. 첫 번째는 위대한 버림입니다. 부처님은 일체 중생을 구원하기 위해 중생들이 가장 갈구하는 명예와 부를, 사랑하는 모든 것과 왕자로서 개인의 부귀영화를 헌신짝처럼 버렸습니다.

두 번째는 위대한 선택입니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기 싫어도 죽어야 하는 고통과 작은 것은 큰 것에 잡혀 먹히지 않으려는 고통과 인간의 질병과 가난, 전쟁 등 수많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해탈의 길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세 번째는 위대한 선언입니다. 일체의 생명은 존귀하고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잘났다고 뽐내고 남을 무시하는 것은 인간의 교만심과 차별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것은 배운 지혜가 부족한 어리석음에서 나온 것이므로 자신뿐만 아니라 인류를 불행의 늪으로 빠지게도 합니다. 진정한 행복과 평화는 일체만물이 나의 몸과 둘이 아니라고 여기는 동체대비심을 깨닫고 실천하는 데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주관과 객관이 없는 하나가 되는 이치를 깨쳐야 합니다.

물에도 깨끗하여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물이 있고 물은 물이로되 오염되어 먹을 수 없는 물이 있듯이, 이 세상 온갖 사상과 종교도 마음을 닦아 성숙된 인간의 길을 인도하는 평화의 종교도 있고 편견과 아집으로 인하여 신앙이 다른 이들과 대립하고 반목하며 갈등을 일으키고 전쟁까지 일삼아 인명을 해치는가 하면 역사상 수많은 오점을 남긴 종교도 있습니다. 참된 종교는 지혜와 자비의 밝고 고요한 마음으로 모든 인류에게 도움이 되고 행복을 주는 것이라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지혜와 자비가 온 누리에 넘쳐나 모든 인류에게 한없는 공덕과 행복이 가득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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