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늘어나는 빈 가게… 샤핑몰 “봄은 언제 오려나”

2009-04-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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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핑센터,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주택 시장이 최악의 고비는 넘기지 않았느냐는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지만 상업용 부동산은 회복 조짐 대신 더 악화되고 있어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부동산 조사 회사인 뉴욕 소재 리스사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전국 샤핑 센터 및 샤핑몰의 리스 스페이스가 올해 첫 분기 중 870만스퀘어피트 순 감소했다. 샤핑센터의 임대면적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리테일 테넌트들이 영업 부진으로 계속 폐업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것. 이같은 올 첫 분기 중의 리스면적 감소는 2008년 한 해 감소한 것보다 많아 샤핑센터 비즈니스가 최근 더욱 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리테일 비즈니스 이처럼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간 적은 이전 어떤 해에도 없었다.


서킷시티 등 대형 소매점 잇단폐업
샤핑센터 임대면적 최근 3개월 사이 급감
공실률 급증 추세로 경제 회복에 걸림돌



서킷시티, 구디즈 패밀리 클로딩 등 넓은 매장을 점했던 대형 소매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소규모 스토어들이 폐업하거나 리스면적을 줄여 샤핑센터내의 빈 공간은 극적으로 증가했다. 소매경기 퇴조에 따라 순조롭게 커 가던 업체들도 팽창 정책을 접고 현상유지로 돌아서 리스 비즈니스는 더욱 어려웠다. 일례로 전국에 40개 샤핑 센터를 거느리고 있는 스톤머 프라퍼티즈사는 최근 대형 소매업체인 구디즈 스토어를 잃는 등 리스 면적이 크게 줄었다.

임대공간 급감은 당연히 샤핑 몰 공실률 증가로 이어진다. 리스사 조사에 의하면 1분기 중 전국 상위 76개 시장의 샤핑센터 및 샤핑몰 공실률은 9.1%에 이르렀다. 전 분기 8.3%에서 거의 1% 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샤핑센터내 공실률은 2005년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2007년에는 그 상승세가 빨라졌고 최근에는 최악의 부동산 침체기였던 지난 199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랜드로드들이 테넌트 유지와 신규 유치를 위해 임대료 인하 등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테넌트 감소는 충격적이라고 리스사의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

리스 부진에 따라 샤핑몰의 임대료는 내려가는 추세다. 1분기중 전국 평균 1.2% 하락했고 일반 샤핑센터들은 1.8% 렌트가 내렸다.

샤핑센터와 몰의 리스 비즈니스가 이처럼 고전하는 것은 경기 악화로 고용이 감소하고 소비 지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소비 감소로 샤핑 몰 입주 스토어들은 심각한 영업 부진을 겪고 있으며 랜드로드들은 랜드로드 대로 임대료 수입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영세 소매업체들이 현금 흐름이 줄어들어 비즈니스 대출 페이먼트도 못내고 있다.

리테일 부동산에 대한 담보 모기지 는 총 2,080억달러인데 이에 대한 연체율이 2.1%로 1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상승했다. 랜드로드들의 재정난도 골이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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