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은 유기농법을 기본으로 한다. 유기농으로 재배된 생식은 건강한 땅과 건강한 자연을 만든다. 농약도 화학비료도 없이 건강하게 재배되는 땅에서는 자연 생태계를 회복하는 수많은 미생물들과 풍뎅이, 잠자리, 메뚜기가 숨 쉬며 뛰놀게 한다.
산성화되어 거칠고 메말라 가는 죽은 땅을 기름지고 건강한 땅으로 회복시키고, 자연에서 없어지기 쉬운 미생물과 풀과 벌레들을 살아나게 한다.
생식은 또한 복잡한 요리과정이나 화려한 색소나 향신료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태양으로 조리되고 바람으로 양념하여 자연이 직접 요리한 때문이다. 생식은 몸을 가볍게 해주고 마음과 영혼을 맑게 해준다. 담백하고 소박한 생식은 많이 먹으려는 욕심도 멀리하게 한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살아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채워진다.
생식은 자연의 에너지가 듬뿍 담겨 있다. 건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니 비옥한 땅의 모든 영양소를 그대로 흡수하고, 광합성작용에 의해 충분한 영양소가 담겨 있다. 푸른 잎사귀, 노랗고 붉은 열매의 자연이 준 그 곱고 아름다운 색깔들이 듬뿍 들어 있다.
열을 가하지 않았으니 원래 식품의 영양소도 그대로이다. 급하게 준비된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식품이 아니라 오랜 시간 강렬한 햇빛도 머금고, 세찬 비바람에도 인내하고 자연의 기쁨과 고통까지도 모두 묵묵히 감내하여 깊숙이 생명으로 승화시킨 생식이야말로 참으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참으로 건강에 이르게 하는 밥상이 된다. 자연이 차려 준 밥상. 자연에서 얻은 생명, 이젠 그런 밥상을 멋지게 차릴 순간이다.
박미현
(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