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압주택 투자 “발 담가 볼까”

2009-04-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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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은 지난 것 같고… 지금이 바로 기회


집값이 엄청 싸졌어도 자꾸만 내려가는 가격 때문에 머뭇거리던 투자자들이 주택가격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발 빠르게 차압주택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 배짱 있고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이처럼 싼 가격에 더 이상 크게 나빠질 것도 없다는 판단 하에 좋은 물건 집기에 열을 내고 있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차압주택 시장은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낮고 좋은 물건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의 고난과 쏟아지는 차압매물은 투자자에게는 기회인 셈이다. 연방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압주택은 2월 중에만도 29만1,000채나 추가됐다. 줄어들기는커녕 여전히 최악의 페이스로 쏟아지고 있다. 네바다 주립대 부동산 연구소 데브라 마치 디렉터는 차압주택을 사서 임대 부동산으로 돌릴 생각인 투자자이든 은퇴주택을 찾는 실수요자이건 간에 차압주택 가격은 지금 다시 볼 수 없는 좋은 가격이라고 말한다.


이보다 더 좋은 가격에 살 수는 없다
배짱 있는 투자자들 발 빠르게 베팅
전매차익 노리는 단기투자로는 부적합
경기회복 될 때를 보는 장기투자 자세로


# 차압주택 투자의 매력


배짱 있고 에퀴티를 빨리 쌓고 싶어 하는 투자자에게 차압주택은 언제나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었다. 많은 경우 시장가보다 20%에서 60%나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차압주택 정보회사인 리얼티트랙.컴의 릭 샤가는 “요즘 시장은 좀 숙제를 하고 달려들면 훨씬 저렴한 값에 집을 매입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볼 때 아주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전과는 좀 다른 투자전략이 요구된다. 증개축해서 비싼 값에 단기 전매할 생각이라면 그만 두는 편이 낫다. 매입해서 세를 주거나 아니면 거주하면서 장기 보유, 시장이 반등할 때까지 기다려도 괜찮은 입장이라면 지금이 바로 차압주택에 투자하기 딱 알맞은 때다. 장기투자 관점이라면 투자 여건은 무르익었다.

하지만 성급하게 달려들면 안 된다. 마치는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하며 반드시 장기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 경기 침체의 하강곡선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에 실직과 같은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새로 얻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낼 수 있을 만큼 재정적으로 안전해야 한다.

그러려면 차압주택 가격이 싸고 임대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강한 지역에 투자해야 한다.

리얼티트랙.컴에 따르면 차압률에서 네바다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가 전국을 리드하고 있으며 라스베가스를 포함한 선벨트 지역과 플로리다주 케이프 코랄-포트 마이어스, 캘리포니아주 스탁턴은 가장 많은 수의 차압주택이 쏟아지고 있다.

차압주택에 장기 투자할 경우 현재의 주택시장 곤경과 차압주택 재고 증가는 덤의 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이 침체하여 가격이 싼데, 차압주택이라 더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으니 투자자에게는 두 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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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때 주의할 점

차압주택 투자는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기회이지만 잘못되면 낭패를 볼 수 있는 고위험 투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성급하게 달려들지 말고 차근차근 돌다리 건너듯 접근해야 한다. 사전 조사를 허술히 한 탓에 미납 세금이나 저당권이 걸려 있는 집을 사 애를 먹는 수가 있다. 두 경우 모두 산 사람 책임이다.

경매에 가서 1차 모기지가 아니라 2차 모기지를 사고도 집을 좋은 가격에 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 전문가는 주의를 당부했다. 매입하기 전에 투자자들은 숙제를 해야 한다.

컨트랙터를 고용해서 홈 인스펙션을 반드시 실시해 봐야 한다. 특히 건물 구조상의 하자나 곰팡이 피해는 해결하는데 돈이 많이 드는 빅 티켓 항목이므로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또 어떤 곳에 수리비가 얼마나 들지 가능한 정확하게 계산을 해봐야 한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수리비는 이익을 그만큼 갉아 먹는 셈이므로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바이어는 팔 때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를 알아 봐야 한다. 같은 동네의 비슷한 주택이 얼마에 거래되는지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조언을 받는 편이 현명하다. 또 시장에 나온 이후 판매나 임대에 얼마나 걸리는지도 알아둬야 한다.

차압주택 투자자들은 최소한 시장가보다 30% 할인되지 않으면 매입하는 않으려 하는데 보수하여 동네의 비슷한 주택 수준에 맞추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주택 보수비용 때문에 융자를 내야 할지도 모른다.
차압주택 투자를 남의 불행을 이용해 이익을 취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죽어가는 주택시장에 매기를 살리고 그리하여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순기능을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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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압주택 투자가 활발해졌다. 주택 침체에 대한 공포심이 완화되면서 발 빠른 투자자들은 차압주택 매입에 열을 내고 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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