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우고 내놓는 사랑 실천을”

2009-04-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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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내놓는 사랑 실천을”

박상대 신부 북미주 한인사제협의회장



“원수까지도 사랑하라”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은 역설(paradox)이었습니다.

망가지고 또 망가져 형태조차 알지 못하고, 낮추고 또 낮춰 이마가 땅에 닿아 흙이 묻고서, 비우고 또 비워 아무 것도 남지 않으면 더 빛나고, 더 높이 오른다고 하셨습니다.


때론 자존심도 버리고, 막대한 손해를 보더라도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자는 목숨을 잃게 되며, 남을 위해 내어놓는 자는 오히려 목숨을 간직하여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심으로써 이를 증명해 주셨고, 그리하여 세상에 새로운 삶의 법칙을 세워주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전지전능함이 인간의 무력함이 된 때문이며, 하느님의 부유함이 인간의 가난함이 되었기 때문이며, 죄악과 죽음에 생명을 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믿음과 기쁨으로 그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큰일을 해 주셨다”고 고백하며, 주님께서 세우신 새로운 삶의 법칙에 따라 이 험한 세상을 살 것을 다짐할 뿐입니다.

한인 모두와 그 가정 가정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총이 늘 충만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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