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 `박연차 게이트’의 핵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이 의심을 받고 있는 혐의가 무엇인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드러난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은 크게 ▲권양숙 여사의 채무 변제를 위해 돈을 받았고 ▲조카사위 연철호 씨 명의로 500만달러를 받았으며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게서 봉하마을 개발 명목으로 70억원을 투자받았다는 것 등이다.
10억 수수… 500만달러… 봉하마을 자금
■권양숙 여사 10억 수수
노 전 대통령이 권 여사가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 과연 무슨 목적으로 받아 어디에 썼는지가 의혹 사항이다.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따르면 빚을 갚기 위해 권양숙 여사가 먼저 ‘요청’해서 받았다. 박 회장이 후원금이나 로비 명목으로 건넨 게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검찰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이 받은 돈이 10억이 맞는지, 언제 받았는지, 실제 채무 변제용이었는지를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재임기간 권 여사가 돈을 받았고 노 전 대통령도 이 사실을 알았다면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
■500만달러의 용도는
검찰 등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는 2008년 2월 박 회장으로부터 사업 투자금 500만달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사과문에서 자신과의 무관함을 강조했지만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돈이 노 전 대통령 몫이고 노 전 대통령 역시 이 돈의 정체를 알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박 회장과 정 전 비서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노 전 대통령 측근 3명이 2007년 8월 서울 모처에서 모여 `3자 회동’을 하며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도울 방안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봉하마을에 투자된 70억원은
강금원 회장은 2007년 9월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개발하기 위해 ㈜봉화를 설립했고 지난해 12월 2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이 `3자 회동’을 한 직후 ㈜봉화가 설립됐고 구체적인 사업 실적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설립 목적이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설립 목적이 어떻든 결국 ㈜봉화가 노 전 대통령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 만큼 투자금 조성 경위에 불법성이 있거나 투자금 가운데 일부라도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들어간 흔적이 포착된다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