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안되는 식당은 다 이유가 있다

2009-03-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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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에 칼럼을 연재하고부터 아무리 바빠도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LA 한인타운에 새로운 식당이 개업을 하면 꼭 가보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 개업한 가게를 갔을 때는 첫째로 그 가게의 컨셉을 생각해 보고, 음식 맛과 서비스 등을 살핀다. 내 경우 잘 되는 식당에 갔을 때도 여러 가지를 배우지만 처음 개업을 해서 어려움에 빠져 있는 식당에 갔을 때 더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곤 한다.

얼마 전에는 한인타운의 중심가에 새로 개업한 중국식당에 갔다. 그 가게는 특별한 컨셉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기존의 일반 중국집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우리 가족이 찾은 시간은 일요일 점심시간이었는데 그 식당에는 손님이 한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들어가고 한참 동안이 지났는데도 일하는 분이 보이지를 않았다. 아마 사장님은 주방에서 일을 하느라고 손님이 왔는지도 몰랐던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사장님은 밖으로 나와서 주문을 받았다. 나는 중국음식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자장면, 짬뽕, 그리고 탕수육을 시켰다. 얼마 후 음식이 나왔고 우리 가족은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보았다. 하지만 우선 기본적인 간이 맞지가 않았고 탕수육의 고기는 냄새가 너무 났다. 아마도 고기를 냉장고에 너무 오랫동안 보관했다가 갑자기 해동시켜서 그런 것 같았다. 그런데 손님이 우리 밖에 없어서 그런지 사장님은 자주 우리 테이블에 와서 맛이 어떠냐, 불편한 것이 없느냐 물어 보았다. 나는 할 말은 많았지만 그냥 좋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우선 기본적으로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야겠다는 열정이 부족한 식당 경영자에게는 그 어떤 충고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밥을 먹으면서 나는 벽에 걸린 텔리비전에서 나오는 코미디 프로가 너무나 신경에 거슬렸다. 나는 요즘 많은 식당들이 왜 텔리비전을 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스포츠 바나, 술을 파는 가게에서 운동경기를 보면서 손님들이 즐긴다면 텔리비전을 당연히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음식만을 파는 식당은 텔리비전을 달면 안 된다. 우선 모든 사람이 텔리비전을 좋아한다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그리고 종업원들도 일에 집중을 못하고 산만해 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얼른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그 가게의 앞날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 중국식당은 우선 기존 가게와 차별화된 그 어떤 컨셉도 없었다. 그리고 장사가 안 돼서 그런지 종업원을 쓰지 않고 사장님이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서비스의 질도 좋지가 않았다. 또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손님들에게 내놓아야 하겠다는 그 어떤 열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마 사장님은 ‘우리가게의 음식은 맛있는데 불경기라서 손님이 없어’ 아니면 ‘우리 가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잘 알려지지 않아서 고전하는 거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왜 자신의 식당이 안 되는지를 찾으려는 문제의식이 부족해 보였다. 절대 안 되는 이유를 불경기나 주위 환경으로 미루지 말아라. 모든 문제는 나에게 있고 장사가 안 되고 고전하는 것도 내가 잘 못해서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 가게의 컨셉, 음식, 그리고 서비스 등등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해 보고 긍정적인 쪽으로 해결할 때 먹는 장사의 성공은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내가 잘못해서 고전하는 것이다. 절대 불경기만을 탓하지 말아라.
2. 식당에서 텔리비전을 단다고 손님이 더 오지는 않는다. 집중력만 떨어진다.
3. 장사가 안 되면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고 여기고 그것을 찾아 해결하도록 노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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