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활 한방- 어지러움증 (2)

2009-03-2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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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전 한국에서 진료할 때 한 여학생이 심한 어지러움과 반복되는 코피 등을 호소하며 내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시험 준비를 하는 중이어서 거의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있고 마음과 신경이 늘 긴장된 상태로 지내는데 어지러워서 도저히 앉아 있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집중도 할 수 없었고, 소화력도 떨어져 충분한 영양 공급이 되지 않고, 게다가 너무 자주 쏟아지는 코피와 한 달에 두 번이나 돌아오는 생리로 인하여 심각한 빈혈상태였습니다. 제가 진찰하였을 때 얼굴은 핏기가 없이 창백하였고 키는 무척 크고 너무 말라서 마치 몸이 금방 꺾어질 듯 불안하였습니다.

이 환자의 어지러움증은 지난번에 말씀 드린 어지러움증과는 아주 다른 증상으로 기혈휴허로 인한 것인데, 기혈이 모두 부족하여 창백하고 메마른 상태로 보여 집니다. 한의학에서 우리 몸의 혈은, 물론 혈액을 포함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는데 이 혈의 생성과 운행에는 기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또한 기와 혈의 생성 및 운행에 관여하는 장기 중 가장 중요한 장기가 소화를 담당하고 있는 간과 비, 위 등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먹은 음식이 소화가 되면 기혈을 생성하는 원료를 공급하여 줍니다.

기가 약해지면 우리 몸에 동력이 부족하게 되어 혈을 잘 생성하지 못하고 또 생성된 혈이 우리 몸을 순환하는 길잡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어 출혈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코피가 나게 되거나 생리 양이 많아지고 부족한 혈이 자꾸 빠져나가니 기는 계속 일을 하므로 기의 소모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어 집니다.


이때에는 보중익기탕이나 귀비탕 등으로 긴급하게 기를 돋우어주어 더 이상 혈액이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혈의 생성이 신속하게 되도록 하면 어지러움 증도 점차 개선되어 집니다. 이와 같이 빈혈은 어지러움 증의 한 가지 원인은 될 수 있지만 어지러움증 그 자체는 아닙니다.

동의보감에는 현훈을 바람을 싫어하면서 진땀이 나고 어지러운 풍훈, 갈증이 많아서 물을 자주 마시면서 어지럼증이 있는 열훈, 구토 하고 머리가 무거워서 머리를 들기 힘들고 두근거리면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담훈, 미간이 아프면서 눈을 뜨기 힘들고 어지러운 기훈, 각종 허약한 상태에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허훈, 코가 막히고 목소리가 무겁게 가라앉고 어지러운 습훈 등으로 구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전정계에 이상이 있어서 주위가 빙글빙글 돌고 비틀거리며 구토를 흔히 동반하며 머리를 움직이면 증상이 악화되며 이명, 난청이 동반되기도 하는 회전성 현훈과 스트레스나 부정맥으로 인해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아찔아찔하고 붕 떠있는 느낌이 들며 심하면 실신까지 하기도 하고, 손발이 저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긴장성 두통을 동반하는 비회전성 현훈, 그리고 뇌의 기질적 장애가 있어서 발생되는 중추성 현훈 등으로 나누어 진단합니다. 그 외 임상에서 굳어진 근육들과 골격의 이상으로 목이 뻣뻣해지거나 등이 결리는 척추질환과 동반되는 어지러움증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침과 적절한 추나 요법, 한약 등으로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고 어긋난 뼈를 교정하여 주면 어지러움증은 자연히 해소됩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하나의 증상이라도 원인에 따라 다양한 진단이 가능하므로 전문가의 정확한 판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조선혜
<삼라 디스크전문 한방병원>

(213)38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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