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장사 이렇게 하라- 틈새를 찾아라

2009-03-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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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레이커스를 결승전에서 이기고 우승을 한 보스턴 셀틱스에는 케빈 가넷이라는 선수가 있다. 그런데 이 선수는 상대편에서 수비하기가 가장 어려운 선수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키는 각 팀에서 가장 큰 센터와 비슷하지만 몸놀림과 빠르기는 키가 작은 선수만큼 민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대선수가 막기에는 너무 빠르고 키가 작은 선수가 전담하기에는 너무 키가 큰 미스매치(잘못된 조합)가 되어버린다. 농구에서 말하는 이런 미스매치를 식당 창업에 적용한다면 그것을 틈새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좋은 예로 치즈케익 팩토리를 들 수 있다. 이 식당은 항상 손님으로 가득하고 특히 주말에 가면 오래 기다리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 이 식당의 장점은 무엇인가? 첫째 치즈케익 팩토리의 인테리어와 서비스 수준은 고급 레스토랑에 비하여 손색이 없다. 하지만 가격은 중저가이다. 많은 손님들은 이 식당에 가서 비싸지 않은 가격에 좋은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다. 이렇듯 치즈케익 팩토리의 성공 요인은 고급식당에 가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이 되는 서민의 욕구를 정확하게 읽고 그것을 컨셉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가격이 비싸고 서비스가 좋은 고급식당과 저렴하지만 분위기란 자체가 없는 일반 식당 사이의 틈새를 정확히 찾은 것이다.

또 다른 예로 LA 동쪽 파머스 마켓 안에 있는 브라질 바비큐 집을 들 수가 있다. 브라질 바비큐는 일반적으로 앉아서 기다리면 꼬챙이에 고기를 구워서 돌아다니는 종업원들이 좋아하는 부위를 서브해 주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 브라질 바비큐 집은 패스트푸드 형식으로 음식을 판다. 손님들은 직접 접시를 가지고 먹고 싶은 음식을 담은 다음 자기가 좋아하는 고기를 종업원에게 말하고 무게로 잰 다음 돈을 지불한다. 이 가게에서 식사를 하면 보통 패스트푸드 음식점보다는 두세 배 가격은 비싸다. 하지만 이 가게는 그 일대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가게이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여기에도 손님들이 원하지만 시장에 없는 틈새를 정확하게 찾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보통 브라질 바비큐 식당은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내가 좋아하는 고기를 먹으려면 한참을 기다려 그 부위를 서브하는 종업원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만 가격은 모든 고기를 다 먹는 것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싸지가 않다. 이렇게 기존 브라질 바비큐의 맛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간편하게 만들어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성공 원인이다.


몇 달 전 한인타운에 고급 식당을 개업한 사장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 사장님에게 왜 이런 식당을 개업했냐고 물으니 한인타운에 멋있고 분위기 있는 식당이 없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물론 기존 시장에 없는 것을 하는 것으로 성공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한다면 그것은 틈새를 찾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시장에 없는 음식과 식당 형태로 개업하는 것은 손님들에게 너무 생소하기 때문에 실패를 할 확률이 더 높다. 틈새는 시장에 없는 것을 할 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시장에 있는 것 중 손님들이 필요로 하지만 부족한 것을 연구할 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틈새를 찾아 창업을 하면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다른 경쟁업소보다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틈새는 기존 시장에 있는 음식이나 식당 형태에서 더 발전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2. 시장에 없는 것을 하는 것은 절대 틈새를 찾은 것이 아니다.
3. 틈새시장을 찾으려면 손님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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