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터·설탕 뺀 건강쿠키”

2009-03-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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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od & People- ‘자매 내추럴 푸드’ 크리스탈 유 대표

오개닉 곡물들로 만든 에너지 바가 최근 젊은 여피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끼 식사를 대용할 수 있을 만큼 영양소가 풍부하고 칼로리는 비교적 낮아 다이어트 식품은 물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영양간식으로도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홀푸드 마켓이나 트레이더 조스 등 유기농 전문 마켓에 가보면 이런 헬스푸드들이 다양한 브랜드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중 자매 내추럴 푸드(대표 크리스탈 유)에서 생산되는 곡물 쿠키는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만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어온 아이템이다. 오개닉 곡물과 천연 과일주스 등을 재료로 하는 데다 버터나 설탕을 일절 쓰지 않은 헬스푸드 중 헬스푸드인 이 제품은 브랜드 이름에서도 짐작했겠지만 한인 크리스탈 유씨가 만든다.


20년 전 집 부엌서 구워 판매 시작
천연 과일주스와 오개닉 곡물 사용


현재 LA 인근 일부 홀푸드 마켓과 에로웬(Erewhon Natural Foods Market) 등 유기농 전문 마켓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 건강쿠키가 탄생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이야기다. 한인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주류사회에서도 헬스푸드라는 개념조차 생소할 때 유씨는 이 건강식품 바닥에 뛰어든 것이다.


“이민 와 7년간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다 내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이 건강쿠키였어요. 그래서 제 아파트 부엌에서 잠도 못 자고 동터올 때까지 하루 100개 정도 만들어서 건강식품 전문점을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판매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유대인 베이커리 밀집가인 페어팩스를 걸어다니면서 자신의 쿠키를 구울 수 있게 해 달라고 통사정을 하다 우연히 한 베이커리에서 하루 5시간씩 오븐을 빌려주마 해서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생산량이 늘어나고 건강식품에 대한 주류사회의 인식도 커지면서 그녀의 비즈니스는 탄탄대로에 들어섰고 현재 자매 내추럴 푸드의 연 매출액은 20만달러에 이른다. 큰 기업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유 대표는 자체 공장을 가지고 종업원도 여럿 거느린 어엿한 식품회사 대표가 됐다.

“요즘 헬스푸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대량 생산하는 건강쿠키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늘어났어요. 대량생산을 하려다 보니 이렇게 곡물만으로는 쿠키를 만드는 게 가격 경쟁에 맞지 않다 보니 건강보다는 입맛에 맞게 버터도 넣고 설탕도 넣다보니 사실 진정한 의미의 건강식품이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전 사실 큰 욕심 없어서인지 그냥 20년 전 레서피를 계속 고수합니다. 너무 고집스러운가요? (웃음)”

현재 유 대표가 생산하는 쿠키는 사과, 포도, 건포도, 복숭아, 배 등 5종류의 천연 과일주스가 들어간 쿠키와 아마씨와 참깨로 만든 한국식 강정 같은 바(bar) 2종류가 있다. 모두 오개닉 재료 함유율이 높고 달지 않은 데다 맛이 고소해 미국식 쿠키라면 고개를 흔드는 한인들에게도 환영받는다.

“교회에서 나눠주면 어르신들도 참 좋아하세요. 그래서 이젠 한인시장에도 진출하려고 합니다. 요즘 한인사회에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헬스푸드에 대한 반응도 좋아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중이죠.”

그래서 유 대표는 한인 마켓 전문 담당자를 찾아나서는 등 차곡차곡 한인들 입맛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앞으론 선교지역에 이 건강쿠키를 나눠주고 싶어요.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제 건강쿠키가 일용할 양식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죠?”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녀, 1초의 주저함도 없이 담담하게 자신의 꿈을 들려준다. 아마 그녀가 굽고 싶은 것은 단순한 쿠키가 아닌 세상을 향한 행복과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베이커리에선 오늘도 행복한 냄새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문의 (323)937-3670,
홈페이지 www.jamae.com

글·사진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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