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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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이야기/ 은행을 이용하자

2009-03-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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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현

지난 2일 갑작스럽게 내린 폭설로 또 한번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이번 폭설과 맞물려 뉴욕증시가 또 한번 폭락했는데 드디어 다우존스 지수가 6800선이 붕괴되고 S&P지수는 7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재무부에서 중소기업과 소비자 대출을 늘여 경기 부양을 위해 날마다 천문학적인 구제 금융을 쏟아 부어도 추락하는 주가는 잡힐 줄 모르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시작된 불황의 여파는 지금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 어느 나라에서도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는 정부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모든 발달의 시발점이 미국이고 지금도 수없이 달러를 찍어 내는데도 불구하고 달러의 가치는 세계 곳곳에서 식을 줄을 모른다. 특히 본국의 달러대비 원화 환율이 최근 1600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하니 1997년 IMF때의 악몽이 상기된다. 이처럼 세계 곳곳의 경제위기의 대안은 미국에서 해결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그 근원지 찾아야만 그곳에 해결책이 있다.

즉 서브 프라임 사태가 발생한 미국 주택의 매매가 원활이 이루어져야 주택 가격이 회복되며 안정이 될 것이다. 이것만이 불황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는 전 세계의 경제를 건져 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지금의 강화된 주택 융자 가이드라인으로는 정부에서 아무리 구제책을 내놓아도 주택시장은 안정이 되질 않는다. 지금은 한창 세금 보고 시즌인데 필자가 상담한 열 명 중 아홉은 2007년 세금보고보다 2008년이 수입이 현저히 줄었다고 한다. 당연히 경기가 얼어붙었으니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 2007년도에 수입 증빙으로 내집 마련이나 재융자가 어려웠던 고객은 정부에서 아무리 낮은 이자를 제공한다고 해도 2008년도의 세금 보고서로 융자를 받기란 불가능하다. 정부가 외치는 낮은 이자는 한낮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것이다.

정부가 주택 차압에 몰려 있는 주택 소유주의 원금까지 삭감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원금 삭감해준다면 과연 모기지 연체가 줄어들어 경매로 나오는 주택의 숫자가 줄어들까? 만약 이런 식으로 해결을 꾀할 때는 정말 주택 시장을 패닉상태로 몰고 갈지 모른다. 아무리 정부 구제금융이라도 원금을 깎아주면서까지 하는 주택 시장의 개입은 그 한계가 있다. 이럴 경우 고의적으로 월페이먼트를 지연하는 악순환이 계속 늘어나 종국에는 회복이 불가능한 주택 시장의 붕괴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구제방안이 벌써 얼마나 많이 발표가 되었는가? 또한 지금까지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가? 정부의 관계자들은 주택 시장에서 정말로 필요한 게 뭔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간단히 지금 시장을 들여다보자. 무엇이 문제인지. 지금 주택 융자를 갖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 중에서 에퀴티가 30% 이상이이자벨 리(뉴욕요리학원 원장), 되는 고객이 재융자 시 굳이 세금보고를 증빙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크레딧이 좋고 에퀴티가 안전한 정도로 남아 있으면 하루 빨리 낮은 이자로 재융자를 받도록 해줘야 가계가 안정이 되고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

요즘 재융자를 진행하다 보면 빈익빈 부익부를 절실히 느낀다. 즉 소수의 전문 직종에 종사하며 수입이 많는 주택 소유주는 수입 증빙으로 4% 대의 이자로 쉽게 갈아탄다. 하지만 정작 모기지 월페이먼트로 고생을 하는 대부분 주택 소유주나 경기가 어려워 하소연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아무리 에퀴티가 많이 남은 모기지를 갖고 있더라도 수입증빙이란 문턱에 걸려 재융자가 어려워지고 있다. 주택구입과 재융자에 있어서 융자가 원활히 이루어 질 때만 마켓에 나와 있는 매물들이 소화가 되고 이것이 주택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다. 주택가격 안정만이 지금 차압이나 경매에 나와 있는 매물을 줄일 수가 있다.

이런 안타까운 심정으로 아직까지 남아있는 수입 증빙없이 융자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한번 알아보자. 수입 증빙없이 융자를 해주는 것을 노닥(No Documentation)이라고 많이들 알고 있는데 노닥은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그래도 융자가 가능한 ‘State Income’에 대해서 말해보자. 일반적으로 융자 은행에서 공유하는 프로그램은 페니매와 프레디맥에서 제공하는 융자 가이드라인을 따르는데 현재 공식적으로 페니매외 프레디맥에서는 ‘State Income’ 자체를 없애버렸다.

하지만 은행에서 페니매나 프레디맥의 가이드라인으로 융자를 해서 2차 금융기관에 팔지 않고 은행 자체적으로 소화를 하는 융자(Portfolio Loan)들이 있다. 필자의 은행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모든 고객들에서 제공되는 것이 아니고 필자의 은행에 개인적으로나 사업상 계좌를 갖고 있고 수개월에서 수 년 동안 거래를 해오는 고객에 한해서 해당 지점의 지점장의 추천서로 수입증빙 없이 융자를 받을 수가 있다. 필자의 은행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VIP융자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에서 이런 프로그램 한 두 개 정도는 자 은행의 고객들을 위해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어느 프로그램의 이자보다 가장 낮은 이자가 적용된다. 수입 증빙없이 80% 미만 융자로 무려 100만 달러까지 융자나 재융자가 가능하고 최저 요구 크레딧 점수는 700점 이상이면 된다. 하지만 클로징을 한 두 달 남겨놓고 단기 자금을 몇 주 예치시켜 놓고선 이 프로그램을 적용받을 수는 없다. 최소한 6개월에서 1년 이상 은행 거래 실적이 있고 클로징 이후에도 어느 정도 유동성 자금이 지속적으로 예치되는 것을 은행에서 원한다.
이처럼 이런 불황의 위기 속에서도 정신을 잘 차리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들은 있다. 하지만 은행에 자금 조차 보여 주길 꺼려한다면 지금의 상황에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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