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적당히 합시다!

2009-02-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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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부가 집 소유주들을 위한 여러 방안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어떤 경우든 주택차압의 위기를 막아보려 애쓰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집을 장만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보통 시세보다 월등히 많은 융자금액을 갖고 있다.


자고 나면 상향선을 긋는 집 가격에 단기간 살다가 처분할 생각으로 변동이자 프로그램을 선택한 집 소유자들은 처음 융자금액을 훨씬 웃도는 가산된 융자금이 부담스럽다.

불황으로 인해 수입이 따라 주지 않아 미니멈 페이먼트로 버티기에 해마다 늘어나는 원금과 이자 때문이다.

알뜰하게 모아 털어 넣은 다운 페이먼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주택시장이 회복이 될 때까지 지키고 갈 것인지 혹은 숏 세일을 통해 집을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만이 남았다.

최근에 갑자기 유행처럼 번지는 융자 조정 프로그램도 주어진 조건에 맞는 집 소유자들이 한정되 있기에 수수료만 내고 모게지를 몇 달씩 미루다 융자 조정은 안 되고 자칫 크레딧만 망가진다는 기사가 종종 눈에 띈다.

은행 소유 매물이 쏙쏙 팔려 나가면서 감정이 내려가 정상적인 딜로 제 값을 받기가 그리 쉽지 않다.

제 값이란 셀러가 산출하는 집 값과 바이어가 기대하는 가격의 격차가 심해 양쪽 에이전트들은 좀 더 신중하게 조율해야 한다.

불안한 시장에서도 과감하게 매물을 사는 사람들은 여러 번 주기적으로 반복한 부동산 사이클을 잘 이용해 성공한 사람들이다.


가격이 낮을 때 사야 하고 높을 때 팔아야 한다는 기본상식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바닥과 꼭대기 가격을 다 맞출 수는 없기에 적당한 선에서 결정을 내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요리조리 잰다고 점을보듯 다 들어맞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에서 여윳돈을 만져 본 사람들은 사고 팔기를 되풀이 하기 보다 오랫동안 소유한 뒤 처분한 케이스가 많다는 통계가 있다. 짧은 안목보다는 길게 보는 현안이 절대적이라는 이론이다.

지금은 정상매물의 딜이 어렵기 때문에 셀러는 바이어 입장을 헤아려 집 수리비용이나 클로징 금액을 도와주는 등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이 시기에 꼭 팔 것인지 결정한 뒤 팔아야 한다면 그 지역에서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린 기록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융자 얻기가 쉽지 않고 집 감정이 내려가 있어 시세에 맞게 들어 온 오퍼에 예전처럼 카운터 오퍼를 보내면 번번이 딜이 깨진다.

일반 매물은 은행 소유 주택 대부분이 상태가 안 좋을 수 있어 그 수리비를 감안한다면 컨디션 좋은 집을 사는 편이 훨씬 낫다고 적극 추천해야 하는 바이어 에이전트의 역할이 눈부셔야 한다.

지난 연말 신혼부부에게 알맞은 집을 골라준 뒤 은퇴한 셀러가 집을 찾는 조건으로 에스크로가 들어간 뒤 셀러의 편의를 봐 주느라 몇 달을 기다렸다.

바이어에게 그 집이 셀러의 마지막 소득원이라고 설득하면서 마냥 시간 끌며 지체해도 묵묵히 기다려 줬지만 마지막으로 셀러가 원하는 건 이미 에스크로가 들어간 가격에서도 또 한 번 올려 달라는 어이없는 요구였다.
그렇게 여러 달 말없이 기다려 준 나이 어린 바이어의 아름다운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주변에서 툭툭 던지는 한 두 마디에 집 가격에만 관심이 쏠린다.

커미션과 상관없이 바이어 셀러에게 좋은 매물을 연결시켜 주고픈 에이전트의 소명감이 돈 몇 푼으로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갑자기 마음까지 삭막해진다.

매매가 어려운 부동산 시장이다. 그래서 모두 신중하다. 바이어가 집을 사는 대신 만나는 에이전트에게 당당한(?) 커미션을 요구하는 사례도 생긴다.

커미션 깎아먹기 경쟁이 새롭게 등장한다. 우리 모두에겐 서로를 지켜주는 적정선이 있을텐데 그 질서는 누가 만드는지 모르겠다.

불황이라도, 힘들어도 좀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니까.

(562)304-3993 카니 정. 콜드웰뱅커 베스트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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