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이어 ‘상업용’까지 침체 오나

2009-02-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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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터진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인랜드 왕국
주택 가치 폭락으로 지역 경제 흔들, 실업 최악
리테일·오피스·창고 등 부동산 침체 전방위 확산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지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주택에 이어 상업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LA 외곽의 베드타운으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고성장을 구가했던 이 지역은 주택시장의 거품이 터지면서 주택 가격이 폭락했고 최근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상가, 창고,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도 심각한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택 시장 거품이 터지기 전 고성장 가도를 달려왔던 이 지역의 급락은 부동산 시장의 영광과 좌절, 그리고 주택에 이어 산업용 상업용 등 전방위로 확산되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하는 사례로 전국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택 가격은 거의 반 토막 나 많은 홈 오너들이 집을 차압당하거나 고전하고 있고 리테일 비즈니스는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주택 가치 급락으로 인한 에퀴티 감소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지역 경제는 곤두박질 쳤고 빈 가게는 늘고 창고 및 오피스 건물의 공실률은 높아가고 있다.

리테일 비즈니스 악화는 지역 실업 증가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지역의 실업률은 지난 11월 중 9.5%로 전국 메트로 지역 중 최악이었다. 생사의 기로에 선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 디트로이트와 동률을 이룰 정도로 실업이 심각하다.

주택 가치 하락과 실업 증가로 주택 차압도 극심하다. 리얼티트랙 조사에 의하면 3분기 중 차압이 전국에서 3번째로 많고 단독 주택 중간 가격은 22만7,200달러로 전년 동기비 39.4% 폭락한 상태다.

주택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도 가시화되고 있다. 주택 시장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폐업 업소가 크게 늘면서 상가 임대 비즈니스가 큰 타격을 받고 있고 오피스 건물의 약 5분의1은 비었다. 폐업 업소 증가로 스토어 임대료도 급락세다. 상품으로 가득 찼던 창고 건물도 비는 곳이 크게 늘었다. 파산하는 소매업체가 늘고 LA항으로부터의 물류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문 닫는 리테일 업소가 크게 늘었다. 빅스 퍼니처 등 넓은 스페이스를 사용하던 소매업체들이 다수 폐업하면서 지역 경제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는데 그 여파는 주택 시장보다 더 즉각적이고 심각하다. 당장 실업이 증가하고 조세 수입 감소로 교육, 의료 등 각종 공공 서비스도 덩달아 위축된다.

상업용 모기지 연체도 증가하고 있는데 주 원인은 리테일 비즈니스 고전 때문이다. 아직 오피스나 창고, 아파트, 호텔에 대한 모기지 론 중에서 연체로 떨어진 것은 없지만 리테일 부문은 어려움이 빨리 찾아왔다. 폐업 리테일 업소가 증가하는 탓에 지역 상업용 부동산 연체율이 12월중 3.8%로 급증했다. 전국 평균 1.2% 연체율보다 월등히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상업용 연체는 더 빠르게 늘 것으로 우려한다. 주택 모기지와 달리 상업용 부동산은 대부분 5년에서 7년, 10년 기한으로 융자가 이뤄져 상환이 임박한 경우가 더 많으며 자산가치하락으로 상업용 건물에 대한 재융자도 한층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리테일 비즈니스가 고전하면서 웨어하우스 수요도 급감했다. 3분기중 웨어하우스 공실률이 12개월전에 비해서는 거의 두배로 늘었는데 LA라는 막강한 물류 센터 가까이 있는 덕에 타 지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하락세임은 분명하다. LA에 비해 땅값이 싸 산업용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호시절과는 딴판이다.


오피스 건물도 침체 국면에 확실히 들어섰다.

공실률이 20% 이상 늘었고 임대료 하락률이 4분기 중 전국 주요 76개 메트로 지역가운데 3위에 랭크될 정도로 오피스 임대시장이 가파르게 위축되고 있다.

오피스 시장의 주 수요자인 은행, 모기지 회사 등 금융 관련 기업들이 대거 사무실을 비우고 있는데 랜초쿠카몽가에서는 3월 중 시티뱅크 한 부문이 철수하는 탓에 26만5,000 스케어피트의 오피스 공간이 비게 된다.
창고 건물은 수요는 줄었는데 공급은 오히려 늘고 있어 문제다. 경기가 좋았던 시절에 시작했던 창고 건물들이 올해 740만스퀘어피트나 새로 늘어난다.

지역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으며 언제 바닥을 딛고 일어설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구 성장과 LA에 인접한 지역 입지 조건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전망이 밝지만 현재로서는 암담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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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외곽서 고성장을 구가했던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지역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주택에 이어 상업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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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은 상가, 오피스 등의 공실률이 늘고 있고 창고 건물도 빈 공간이 많아지고 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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