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라

2009-0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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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일본타운에 가면 상당히 유명한 라면가게가 있다. 일본라면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도 가끔씩 들리는 가게이다. 그 가게의 라면 맛은 내가 일본에 갔을 때 먹고 감탄했던 그 맛과 가장 비슷할 정도로 괜찮다.

하지만 그 가게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 유명한 것은 열 가지 단계가 있는 매운맛 중에 가장 매운 것을 먹으면 음식을 무료로 주는 행사를 하기 때문이다. 오랜 전 내 친구도 도전을 했지만 그 무시무시한 매운 맛에 중간에 포기를 했다. 그 가게의 벽면에는 그 매운 라면을 다 먹고 기뻐하는 손님들의 사진이 붙어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그랬듯이 그 가게에서 라면을 먹고 가서는 그 이야기를 주위 사람에게 한다. 이것은 그 라면가게가 언제나 손님으로 가득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예는 다른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 손님들에게 욕을 하면서 음식을 파는 욕쟁이 할머니 사장님의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 욕쟁이 할머니는 손님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지만 그것이 이야기 거리가 되어서 오히려 유명해지고 그 음식점도 성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경우도 화제와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서 가게의 매상을 올리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에 나도 이런 마케팅 전략을 시도해 보았다. 우리 와우벤또 삼호점은 상류층 백인과 한국인들이 사는 주택가에 있다. 하지만 가게의 위치는 큰 길에서 보이지도 않고 접근하기도 어려운 조금은 외진 곳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음식이 맛있다는 것 이외에도 무언가 다른 화제성을 만들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손님들을 관찰하던 중 가까이 있는 고등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많이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성을 일으킬만한 것이 없을까 고민을 하다 화장실을 영화관람 관처럼 꾸몄다. 좁은 화장실 벽에는 영화 포스터와 영화에 관련된 자료로 인테리어를 했고 대형 평면 TV를 벽에 달아서 변기에 앉아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처음에 그것을 만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왜 화장실에 TV를 설치하냐고 반문했지만 그것은 학생들 사이에 신기한 일로 소문이 퍼졌고 그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우리가게 화장실은 단연 화제가 되었다. 물론 그렇게 화장실을 바꾸고 바로 매상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우리 가게를 다녀가고 화장실을 이용한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게를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줌으로써 잠재적인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는 광고 홍수 시대이다. 많은 돈을 써서 광고를 해도 그 투자에 비하여 효과는 미미한 경우가 태반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광고는 무엇일까? 그것은 손님들의 입소문이다. 우리 가게를 다녀간 손님들이 주위에 좋은 소문을 내주고 그것이 단지 음식뿐만이 아니라 무언가 화제성이 있는 것이라면 경쟁 업소에 비하여 비교 우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오늘 가만히 앉아서 어떤 이야기 거리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기 바란다. 물론 음식에 관한 것으로 화제가 되어야 하겠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고 영 생각이 안 나면 나같이 화장실이라도 바꿔보아라. 늘 하는 말이지만 생각만큼 생산성 있는 것은 없다.


# 이것이 핵심

1. 손님들에게 우리가게에 대해서 이야기 할 거리를 만들어 주어라.
2. 광고 홍수 시대이다. 손님들이 해주는 입 소문처럼 좋은 광고는 없다.
3. 음식으로 화제성을 만들도록 하고 덤으로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을 상상하고 실행해 보아라.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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