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 추기경의 이름으로…”

2009-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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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 이어받아 한국 천주교계 ‘감사·사랑’ 캠페인
현수막·스티커 배포, 장기기증 운동 등 전국서 전개


평생을 검소하게 산 고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추모 열기가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뜨거운 가운데 한국의 천주교계가 고인의 뜻을 기려 ‘감사ㆍ사랑’ 운동에 나선다.

김 추기경 장례위원회는 4월5일까지를 김 추기경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그의 유언인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쓴 펼침막을 서울대교구 소속 215개 성당에 내거는 한편 같은 문구의 스티커를 어린이용과 어른용으로 제작해 배포하기로 했다.


또 지방 교구 성당뿐만 아니라 일반 단체들도 펼침막이나 스티커 지원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전국적인 정신문화 캠페인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서울대교구는 25일의 ‘재의 수요일’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사순절 기간에 이 운동을 확산시키고 신자들의 신앙을 재점검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추진한다.

김 추기경의 유지를 이은 ‘감사ㆍ사랑’ 운동이 뿌리를 내리고 일반의 호응을 얻는다면 10여 년 전 천주교계가 벌였던 ‘내 탓이요’ 운동에 못지않은 정신문화 캠페인으로 승화할 수 있을 것으로 천주교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정신문화 운동은 김 추기경이 자신의 이름을 붙인 건물 신축이나 각종 사업을 극력 반대했고 기념관 설립도 꺼리는 등 간소하고 검소하게 살았다는 점을 본받아야 한다는 천주교계의 다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추기경의 안구 기증으로 2명이 눈을 떴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장기 기증 약속이 급증했던 만큼 가톨릭계의 ‘감사ㆍ사랑’ 운동은 당분간 장기 기증 운동을 지속적으로 이끌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감사와 사랑’ 캠페인은 신앙의 본질을 축약한 것이기도 한 만큼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가톨릭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된다면서 “제대로 이뤄진다면 우리 사회에 한 획을 긋는 정신문화 운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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