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신 다한증은 대사성질환도 의심해 볼수있다

2009-01-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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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따뜻해도 여전히 추운 겨울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는 여름과는 확연히 다른데, 이런 추위에도 과도한 땀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 진기 명기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피부과에 적잖게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얼마 전 피부과 관련 강연을 마치고 주최측 대표와 인사를 나눌 때의 일이다. 대표는 정중히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나 역시 흔쾌히 악수에 응했다. 그런데, 대표의 손바닥에 흥건한 땀은 나도 모르게 얼굴에 불편한 표정을 짓게 했다. ‘아…’ 순간 후회했지만 이미 그 대표는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제가 이래서 선생님께 실례를 무릅쓰고 악수를 청한 것입니다. 일년 내내 손이며 발이 축축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땀이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로 불편한 일이 많다. 특히 사회 생활이 많은 중년 남성들의 경우 처음 만나는 사람과 악수를 한다거나 볼펜이나 컴퓨터 키보드 사용 등 손을 쓰는 작업을 할 때 더 그렇다. 다한증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과다하게 땀을 많이 흘리는질환을 말한다. 다한증을 진단할 때는 실제 땀 배출량을 체크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일상생활에 얼마나 지장이 있느냐에 따라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더 많고 치료 여부도그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건강한성인의 1% 정도가 다한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온도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 정서적인 긴장감에 의해 악화된다. 다한증은 부분적으로만 땀이 많이 생기는 국소 다한증과 온 몸에서 땀이 증가하는 전신 다한증으로 나눌 수 있다. 국소 다한증은 주로 손 발바닥, 겨드랑이, 안면부 등에 잘 나타나며 전신 다한증은 당뇨나 갑상선 질환 등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과도하게 땀이 많이 나는 경우는 대사성 질환이 동반되는지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다한증은 보통 일상 생활에 지장이 많을 경우 치료를 한다. 흔히 주름 치료로 잘 알려진 보톡스 주사를 이용해 다한증을 치료하는데, 겨드랑이나 손 발바닥 등 땀이 나는 부위에 직접 주사하게 되면 교감 신경의 흥분을 억제하여 과도하게 땀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보톡스 치료는 시술이 간단하여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1-2cm 간격으로 주사하면 대개 6~8개월 정도 효과가유지된다. 단 손 발바닥에는 주사 할 때 통증이 있을 수 있어 마취 크림이나 얼음 등을 함께 이용한다.

만약 땀이 많지 않거나 초기 다한증이라면 바르는 땀 억제제를 먼저 사용해 볼 수도 있다. 땀 억제제는 알루미늄 클로라이드란 성분을 이용하여 땀이 피부로 나오는 구멍을 일시적으로 막는 원리로 땀발생을 억제한다. 사용이 간편하기는 하지만 매일 꾸준히 사용해야 하며 효과가 약해서 증상이 심한 경우는 큰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예방에는 땀을 흘리게 만드는 뜨거운 음료나 술, 매운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정신적인 긴장이나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명상이나 요가를 통한 마음을 수련과 스트레스 조절법을 훈련하는 것도 땀이 많이 나는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상준 원장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http://www.anacl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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