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널린 게 커피나무… 직접 볶아 끓여보니 맛은 글쎄

2009-01-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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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리만자로 등정기 <5>

이곳에서 제일 많이 보게 되는 것은 바나나 나무와 커피나무인데 이곳의 주산물이다. 심플하게 생긴 바나나나무, 잎은 우산으로 써도 될 만큼 크고 모양새는 작은 팜 트리(Palm tree)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밑에 몇겹의 바나나가 매달려 있고, 바나나 밑둥어리에는 주먹크기만한 연꽃 봉우리 모양의 보라색 꽃이 달려 있다. 고개를 하나 넘어 포장 안된 흙길로 한참을 가다보니 작은 마을이 나온다. 리차드의 고향이다.


원주민들과 전통춤 추며 신나는 시간
지루한 하이킹, 웅장한 폭포가 반기네


리차드는 동네구경을 시켜주었고, 그곳에서 재배하고 있는 커피트리(coffee tree)를 소개해 주었다. 매일 마시는 커피, 그러나 처음으로 보는 커피나무였다. 키는 허리쯤 차고 열매는 자줏빛의 콩 모양이었으며, 그 열매를 까니 하얀 커피 콩(bean) 모양의 알이 나왔다.


그것을 살짝 볶으면 갈색으로 변하여 우리가 흔히 보는 그 커피가 된단다. 5년이 되면 나무를 베어내어 새싹을 다시 키운다고 하였다.

리차드집에 도착해 점심도 먹고 리처드가 볶아서 끓여준 커피도 맛보았다. 늘 여러 가지의 커피 맛에 익숙해 있던 나의 입맛에는 그다지 매혹적이진 않았지만 난생처음 커피트리에서 따낸 커피 빈으로 직접 끓여서 마셔본 첫번째 커피였기에 그 의미로 남겨두고 싶다.

리차드의 어머니는 우리에게 토속의 춤사위도 보여주시며 왕언니, 하 약사님과 함께 춤도 추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느낌으로 마음을 통할 수 있는 우리는 역시 하나의 인간 공동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후에 리차드의 안내로 그곳에서 멀지않은 곳에 폭포를 보러가기로 했다.

길은 붉은 색의 진흙길이다. 가끔씩 들리는 소 울음소리, 새소리, 풀벌레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우거진 수목들이 길따라 늘어서 있어 우리네 평화스러운 시골 풍경과 흡사하다.

2시쯤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참을 가던 길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신발과 바지는 진흙빛으로 붉게 물들어가고, 가방이 젖어 속에 있는 서류가 젖을세라 가슴에 품었다.

폭포에 도착한 우리는 그 웅장함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름답고 큰 폭포가 거기 있을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폭포의 뒷벽은 검은 색의 바위로 이루어져 주변의 산세와 어울려 멋있는 한폭의 산수화를 이루었다.

비를 맞으면서 갔었던 보람이 크다. 되돌아 오는 길도 구름은 걷히지 않았다. 버스 타는 곳에 도착하니, 거짓말처럼 하늘이 맑게 개이고 있었다. 시간이 지체되어 우리는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다.

필립이 진행하는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 시간에 우리의 산행을 도와줄 메인 가이드 2명, 프레드와 이지즈를 소개받았고 앞으로의 일정도 들었다. 긴장감이 온몸을 휘감는다.

드디어 시작이야!! 내일부터 킬리만자로 원정(Kilimanjaro Expedition) 대장정의 서막이 오르는 거다.

자료제공
<재미한인산악회(Korean American Alpine Club), www.kaacla.com>

양은형 총무
<재미한인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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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춤도 추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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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현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토종 커피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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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맞으며 긴 하이킹 끝에 목격한 아름다운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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