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잉크하트’ (Inkheart)

2009-01-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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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이야기 속으로 엄마가 들어갔어요”

‘잉크하트’ (Inkheart)

모티머와 딸 메기 그리고 메기의 왕고모는 책 속으로 사라진 메기의 어머니를 찾아 간다.

★★½(5개 만점)

초현실적 아동용 환상 영화


아버지와 어린 딸이 책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어머니를 찾아다니면서 겪는 모험과 액션을 그린 아동용 환상영화다. 초현실적 현상과 온갖 희한한 짐승들이 나오는데 특수효과에 매어 달리다시피 했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얘기를 하려고 애를 써 화면이 터질까 봐 염려가 된다. 얘기는 물론이요 나오는 인물과 짐승과 특수효과 등 모든 것이 과다한 반면 환상동화가 지녀야 할 경이감과 감정은 결여됐다. 따라서 좋은 배우들도 다 소모된 느낌이다. 독일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

처음에 제본가인 모티머(브렌단 프레이저)의 초능력이 소개된다. 그는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 책 속의 인물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재능을 지녔는데 문제는 책에서 나온 인물 대신 세상 사람이 책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 이 때문에 모티머가 이제 12세가 된 독서광인 딸 메기(일라이자 호프 베넷)가 아기 때 ‘잉크하트’를 읽어 주다가 메기의 어머니가 책 속으로 사라졌다.

어머니 대신 세상 밖으로 나온 사람은 책 속의 고향에 아내(제니퍼 카넬리)를 둔 불마술사 더스트핑거(폴 베타니-카넬리의 실제 남편).

모티머와 메기는 희귀본인 ‘잉크하트’를 찾아 이탈리아의 고서점에 들렀다가 모티머를 쫓아온 더스트핑거를 만난다. 더스트핑거의 소망은 모티머가 책을 읽어 다시 책 속의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그러나 자기 아내를 되찾는 것이 급한 모티머는 메기와 함께 더스트핑거를 피해 이탈리아의 거대한 고택에 살고 있는 메기의 도도한 왕고모 엘리노(헬렌 미렌)를 찾아간다.

모티머를 여기까지 쫓아온 것은 더스트핑거뿐 아니라 모티머의 낭독에 의해 세상 밖으로 나온 사악한 과대망상광 카프리콘(앤디 서키스). 카프리콘은 모티머의 능력을 이용해 책 속의 악을 인간 세상으로 불러내 세상을 지배할 야심에 눈이 멀었다.

카프리콘은 모티머와 메기를 붙잡아 산꼭대기에 있는 자기 아지트로 데려간다. 그리고 모티머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한다. 그런데 책속으로 들어간 줄 알았던 모티머의 아내가 벙어리가 된 채 카프리콘의 부엌데기로 일하고 있지 않은가. 곤경에 처한 아버지 모티머와 어머니를 구할 사람은 메기. 메기는 자신의 상상력의 힘을 동원해 카프리콘을 물리치고 온 가족이 그 뒤로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고. 물론 더스트핑거는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가 아내와 재회한다.

한 번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기보다 여러 권의 책을 왔다 갔다 하며 읽는 것처럼 갈팡질팡 대는 혼란스런 영화다. 이안 소프틀리 감독. PG. WB.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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