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초록 분지 속 오크나무 숲 야생동물 ‘천국’

2009-01-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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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명산을 찾아서 <14>
샌타로사 고원 (Santa Rosa Plateau, Santa Ana Mountains)


샌타애나 산맥의 남쪽 끝에 자리하고 있는 샌타로사 고원(Santa Rosa Plateau)은 2,000여피트의 높이로 초록의 분지와 구릉 속에 오크나무 숲, 연못, 시내가 흐르는, 산행에 아주 이상적인 지형을 간직하고 있다. 푸른 이끼로 뒤덮여 수령을 헤아릴 수 없는 고목들과 사방으로 수십 미터씩 가지를 뻗고 있는 오크나무 숲은 코요테, 사슴, 올빼미, 딱따구리를 비롯한 많은 야생동물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


■Santa Rosa Plateau


거리 : 8.3마일
소요시간: 5시간
등반고도: 650피트
난이도: 3(최고 5)
Season: 10월~5월
추천등급: 4(최고 5)


바다에서 약 20마일 정도 떨어져 기후가 온화한 이 지역은 약 6,000년 전부터 루이지노(Luiseno) 인디언들이 살고 있었다. 개척시대를 거치면서 목초지로 사용되던 이곳이 1964년 랜초 캘리포니아(Rancho California)를 계획하던 카이저 철강회사에 넘어가면서 개발이 시작되었다.

1980년대에 이곳에 4,000가구를 지으려는 개발회사와 맞서 시민단체가 자연보호를 외치고 나섰고 수도국, 카운티, 주정부, 자연보호협회가 기금을 모아 땅을 구입함으로써 총 3만에이커에 달하는 생태계 보호지역이 탄생하게 되었다. 방문자 센터 앞에 주차하고 비포장 길을 따라 들어가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의 비스타 그란데 트레일(Vista Grande Trail)로 들어선다.

0.9마일 지점에서 테냐하 트럭 로드(Tenaja Truck Road)를 만나면 우회전해 계속 0.8마일 정도 걸으면 왼쪽으로 로마스 트레일(Lomas Trail)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로마스 트레일 끝에 있는 마차도 아도비(Machado Adobe)는 역사적 사연이 있는 집으로 초록색 평원에 자리한 이 집을 향하는 길목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듯한 평온함이 느껴진다.

1855년 오거스틴 마차도가 지은 이 집은 근처 엘시노어 인근에 거주하던 사람들의 야외 축제 장소이기도 했다. 1800년대 후반 쯤 이 캠핑 축제에 모여든 주민들은 2,000여명에 달했으며 마차를 끄는 말만도 500여마리였다고 전해진다.

이틀간의 축제를 위해 구덩이를 파고 오크 장작과 돌을 넣은 뒤 불을 붙였는데 달궈진 돌 오븐 위에 네 토막 낸 소를 카우보이들이 시간에 맞춰 뒤집어가며 구워 냈다고 한다. 2,000명분 식사를 위해 4마리의 소를 요리했는데 당일 다 먹지 못하고 남긴 쇠고기는 다음날 스튜로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아도비에서 오른쪽 길로 조금가면 왼쪽으로 버날 풀 트레일(Vernal Pool Trail)을 만난다. 이 등산로 꼭대기에는 연못이 있는데 이 연못은 계절에 따라 저절로 형성되는 자연연못으로 동식물들에게 중요한 물 공급원이며 봄철에는 야생화가 만개토록 한다.

연못을 지난 후 오른쪽으로 있는 트랜스 프리저브 트레일(Trans Preserve Trail)을 따라 내려오면 다시 오크나무 숲으로 들어서게 된다.

내려오는 도중 초원을 질주하는 코요테를 볼 수도 있는데 이 지역은 코요테뿐 아니라 산사자가 출몰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트랜스 프리저브 트레일이 끝나는 지점에서 오크 트레일(Oak Trail)로 내려가면 소방도로를 만나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로마스 트레일과 갈라졌던 길로 돌아오게 된다.

가는 길LA에서 10 East쭻15 South로 가다가 뮤리에타(Murieta)에 있는 클린턴 키스(Clinton Keith)에서 내려 우회전한 후 약 5마일을 가면 왼쪽으로 샌타로사 고원 생태보호구역(Santa Rosa Plateau Ecological Reserve) 사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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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초입부터 전원풍경의 오크나무 숲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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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도 아도비 인근의 넓은 초장을 가로질러가는 산행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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