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일상, 깨달음-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2009-01-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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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새날이 밝았습니다. 지난날의 아픔은 성숙의 재료로 삼고, 아름다웠던 순간들은 고운 추억 앨범에 잘 말린 단풍잎처럼 차곡차곡 넣습니다.
일년 삼백 육십 오일이 새 날이건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초가 지나면 그저 그렇게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같이 새해 첫날의 마음을 자꾸만 잊어버립니다.

올해는 좀 더 멋지게, 실하게 채우고 싶어서 여덟 식구가 모여 ‘행복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람마다 ‘작심삼일’이라고 하지만 매 삼일마다 다시 결단하고 마음을 다진다면 12달을 새 날처럼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새해 첫 날, 온 가족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오후까지 어른들께 새해 인사를 다녔습니다. 사랑과 격려의 말씀들과 아이들을 신나게 하는 세뱃돈을 한데 모아 축복된 한해가 될 것을 선포하며 모든 것을 섭리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여섯 아이들에게 커다란 하얀 도화지를 한 장씩 나눠주고 새해 계획을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했습니다. 대학생인 큰 아이부터 초등학교 2학년인 여섯째까지 각자 개성대로, 눈높이대로 희망을 그렸습니다.

대학생인 큰딸아이는 대학 3학년이 되면 해야 할 일들을 연필로 세밀하게 표현하네요. 한국에서의 인턴십은 비행기 그림 안에 패키지로 포장되어 있고요. 얼마 후 대학이라는 새 세계를 향해 날개를 달고 떠나는 둘째딸은 그림을 그리면서 콩콩 거리는 설레는 마음이 눈동자 한가득 별처럼 초롱초롱 빛납니다.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셋째는 몸은 벌써 엄마 키를 넘어섰지만 감성 100% 사춘기 한가운데서 복숭아빛 양볼이 터질 것 같이 사랑스럽습니다.

우리집 과학자, 6학년에 올라가는 넷째는 하얀 찰흙으로 조각을 만들어가며 새해에 주실 축복들을 공간에 채워 넣습니다.

만년 공주과인 다섯째 예일이는 언니보다 몸집이 커졌는데도 여전히 꽈배기 애교에 폭파인 양볼의 보조개까지 그야말로 온몸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여섯째 막둥이 아들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백만달러짜리 스마일을 아예 달고서 예술가 기질로 탁월한 왼손을 놀려가며 컬러풀한 명작을 탄생시킵니다.

여섯 아이들을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 우리 부부는 “여섯이 정말 안 많아, 그렇지?”하며 서로 동의, 제청을 해대면서 행복한 팔불출이 되어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했습니다.


희망은 미래이기에 언제 어디서나 새로운 기운을 더해 줍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마음의 힘만 잃지 않는다면 사막에서도, 정글에서도, 늪에서도 넉넉히 헤치고 나올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소유하게 됩니다. 희망을 보는 눈은 마음에 달렸습니다. 마음의 눈은 사랑으로 열려집니다. 사랑은 부드럽고, 따뜻하며, 사람을 끌어당기는 구심력이 있고, 사람을 살리는 격려의 양약입니다.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가장 빠르고 가장 강력한 약입니다.

기축년 새해에 우리 모두 이 사랑을 경험해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정한나
(세계선교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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