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불황 속에서 창업하는 방법(2)

2008-12-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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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님 안녕하세요. 지난번에는 인 앤 아웃 햄버거의 예를 들면서 메뉴의 단순화와 전문화를 통한 박리다매 전략과 주방장 없이 시스템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실질적인 적용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사장님이 창업하기 원하시는 중국식당의 컨셉은 참 좋습니다. 기존 중국집의 촌스러운 인테리어가 아닌 한국에서 유행하는 모던하고 감각적인 실내장식과 호텔급 주방장을 한국에서 데려와 음식의 질을 경쟁업체보다 높게 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습니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현재 같은 불경기의 상황에서는 사장님의 창업 컨셉은 잘못하면 고비용 저효율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장님의 또 다른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불경기 창업의 방법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사장님은 제가 중국집을 창업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저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선 메뉴의 단순화와 전문화가 가능한 중국집을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중국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자장면, 짬뽕, 탕수육 이 세 가지만 메뉴로 택할 것입니다. 그리고 음식 맛의 핵심이 되는 자장 소스와 짬뽕 국물은 우선적으로 만들어놓고 그 다음에 하는 일들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남미 종업원을 고용하여 분업화된 일을 반복적으로 시킬 것입니다. 또한 메뉴가 단순하기 때문에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조리시간도 미리 준비해 놓고 끓이기만 하기 때문에 기존의 중국집보다 절반가량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손님이 음식을 가져가는 셀프 시스템을 이용하여 인건비를 많이 줄일 것입니다. 줄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줄여서 음식가격을 파격적으로 싸게 한다면 손님들은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저의 가게를 애용할 것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음식을 서비스하고 셀프 시스템으로 인건비를 줄이면 박리다매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자장면 한 그릇을 팔아서는 얼마 남지가 않지만 엄청나게 많은 자장면과 짬뽕을 판다면 결과적으로는 잘 되는 식당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제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음식 가격이 저렴하다고 그 품질까지 떨어져서는 절대 안 되는 것입니다. 가격은 기존 중국집보다 반 정도로 책정하지만 재료는 더 좋은 것을 써서 아주 신선하고 푸짐하게 음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사장님은 그렇게 해서 남는 게 있을 것인가 반문하겠지만 박리다매 판매의 핵심적인 요소는 가격대비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품질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인 애 아웃 햄버거의 품질과 그 가격은 제가 말하는 식당의 컨셉을 가장 잘 나타내는 좋은 예입니다. 메뉴는 세 가지이지만 그 맛은 다른 중국집보다 훨씬 좋고 가격은 파격적으로 저렴하다면 요즘 같은 불경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당이 될 것입니다. 김 사장님 제가 여러 번 강조했듯이 창업 컨셉은 너무나 중요해서 그것이 잘못되면 틀린 지도로 길을 찾는 것과 같이 실패의 길로 가게 됩니다.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더욱 치밀한 창업계획이 필요합니다. 부디 현재 상황에 맞는 좋은 창업 컨셉을 가지고 성공적인 식당을 개업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최대한 줄인 후 그 이익을 손님에게 되돌려주어라.
2. 품질은 최고로 가격은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이것이 박리다매 식당의 기본원리다.
3. 불경기에 잘 되는 틈새시장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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