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먼저 섬겼더니 복 주셨어요”

2008-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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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섬겼더니 복 주셨어요”

김재연 회장은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며 “많은 희생 감내해 준 성가대원 등 우리 교회 교인들에게 특별히 감사한다”고 말했다.

■15일 퇴임하는 김재연 남가주한인목사회장

분열된 단체 ‘화합’으로 봉합
학술·초청 세미나 연중 개최
교회·목회자 돕는 일에 앞장
“끝마무리 잘 할 수 있어 감사”

“회장을 처음 맡을 때만 해도 마음속에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분열된 단체를 맡았다가 잘못되면 그동안 쌓은 신망마저 잃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하지만 최선을 다해 목사님들과 교회들을 섬겼더니 하나님께서 저희 교회에도 새벽기도회를 부흥케 하시고 작은 교회들을 돕는 법을 배우게 하시는 등 복을 부어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게 하시고 목사회를 바로 세워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1년을 돌아보는 남가주한인목사회 김재연 회장(세계비전교회 담임)의 얼굴에는 미소가 걸려 있다. 마치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고 고백하던 사도 바울이 옛날 지었음직한 ‘자족’의 표정이다. 그는 오는 15일 총회를 끝으로 이임한다.

그가 말 많고 탈 많던 목사회의 회장에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 두 동강 난 단체의 양측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아 소중한 직분을 맡은 그는 취임식 전 부지런히 여러 사람들을 만나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 되자”고 호소했다. 특정인에게 섭섭한 감정을 품은 사람들에게는 자존심을 버리고 “내가 대신 사과한다”는 말로 간곡히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을 그는 결코 설렁설렁 하지 않았다. 김근수 목사를 시작으로, 임동선, 피종진, 소강석, 길자연 목사 등을 초청, 목회자 세미나를 연중 개최했다. 회원들의 자질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놀랍게도 세미나는 매번 200~300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풀러신학교 김세윤 교수 초청 학술 세미나와 이단대책 세미나도 가졌다. 그는 식사, 강의록, 저서 등을 제공하면서도 모든 세미나를 무료로 진행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수감자 및 노숙자들에게 성경을 보급하는 일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그간 한영성경 등 1,000여권을 전달했고, 조만간 영어성경 1,000여권을 추가로 기부하기로 했다.

커뮤니티와 함께 호흡하는 목사회를 만드는 일 역시 그의 몫이었다. ‘한국의 날’ 다민족축제와 성시화대회에 동참하고 3.1절 기념예배, 6.25 상기 연합예배,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연주회, 기아대책을 위한 나눔음악회, 한국교수성가단 초청연주회 등이 그런 맥락에서 기획됐다. 싱글 남녀들을 맺어주기 위해 ‘둘이 하나 되는 날’이라는 ‘멍석’을 펴 주기도 했다.

동료들의 권익신장을 위해서는 ‘목사회 신분증’을 발급했다. 사진이 박혀 있는 이 아이디는 목회자들이 병원, 관공서 등을 출입할 때 큰 도움이 되었으며, 운전면허증 없이 공항에 나간 한 회원은 이 ID카드로 무사통과해 위력을 실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총 700여장이 발급됐다.


그가 가장 보람을 느낀 사업은 ‘교인 100명 돌파 세미나’. 이달 초 브라이스·자이언트 캐년에서 무료관광을 겸해 진행된 이 행사에는 작은 교회 목사 부부 51명이 참가, 목회 노하우를 분양받았다. 목사회는 기독교서적이 제공한 기념타월 및 다이어리과 여러 교회가 준비한 설교집, 소형 담요, 저금통 등을 여행 가방에 가득히 채워서 선물, 이들 지역을 처음 구경하는 이민목회자들의 콧날을 시큰하게 했다. 은혜받은 목회자들은 오가는 시간 내내 찬양하면서 ‘버스 부흥회’를 연출했다.

“연약한 목사님들의 지친 무릎을 세워드리면서 ‘이게 하나님의 교회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회장으로서 공약했던 내용들을 실천하도록 성령께서 저를 이끌어 주신 게 너무 감사합니다. 저희 교회 교인들에게야 죄송하고 미안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요.”

김 회장은 인터뷰 끝에서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목사들을 향한 부탁도 잊지 않았다.

“자기 교회 목회, 당연히 열심히 해야죠. 하지만 연합사업은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다’고 약속하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하나님께는 모든 교회가 자식 같기 때문이죠. 어떤 형태로든지, 많은 교회들이 힘을 합해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수고, 그 헌신을 하나님께서 다 갚아주십니다.”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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