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장사 이렇게 하라- 불황속에서 창업하는 방법(1)

2008-12-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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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님 안녕하세요. 얼마 전 새로운 식당을 창업하려고 준비 중인데 불경기 때문에 걱정이 많다는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경기는 장사를 오랫동안 해온 저도 처음으로 겪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장사가 더 잘 되는 가게는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가게의 장점을 잘 연구해 창업을 한다면 불경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인앤아웃 햄버거 가게를 가보고 그 가게가 왜 잘 되는지 연구해 보라고 말씀 드렸지요. 제 질문에 사장님은 싸고 맛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아주 핵심을 잘 보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인앤아웃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도 뛰어난 품질 때문입니다. 다른 패스트푸드 식당들이 냉동 쇠고기와 화학 처리된 감자로 음식을 만들 때 이 가게는 깨끗하게 도축된 신선한 쇠고기와 얼리지 않은 감자로 조리를 합니다. 그렇지만 가격은 다른 가게의 음식보다 상당히 저렴합니다. 품질은 두 배 정도로 좋고 가격은 저렴하니 손님이 넘치는 것은 당연한 논리입니다. 그래서 인앤아웃의 성공 법칙을 상세히 분석하는 것으로 사장님의 질문에 대답을 대신하려 합니다.

우선 인앤아웃의 메뉴는 단 두 가지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입니다. 이렇게 단순화되고 전문화된 메뉴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그것은 박리다매 판매 전략의 기초가 됩니다. 사장님이 지난번 대화 때 한국 호텔에서 일하는 주방장을 데려오고 시설을 기존 가게보다 훌륭하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 것은 솔직하게 불경기에는 맞지 않는 창업 전략입니다. 불경기에는 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가치는 높은 상품들이 성공을 합니다.


그리고 메뉴가 단순하다는 것은 음식조리 과정에서 주방장의 역할을 많이 축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앤아웃의 주방을 보면 특별히 주방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 분업화된 과정 속에서 자신의 일만 하고 음식은 그 계획된 시스템 안에서 정확하게 만들어집니다. 인건비를 줄이고 그것을 가격을 내리는 요소로 이용한다면 인앤아웃 햄버거처럼 훌륭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계획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요? 몇 마디 문장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줄여서 말한다면 핵심 요소는 주인이 만들고 모든 일을 작게 분할하여 종업원들이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순두부 가게를 본다면 소스와 조리법은 주인이 만들어놓고 그것을 준비하고 끓이는 것은 주방장이 아닌 인건비가 저렴한 남미 분들을 고용해 일을 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대한 예외적인 것을 없애고 작게 분담된 일을 정확하게 하도록 교육시키는 것입니다.

김 사장님, 오늘은 인앤아웃 햄버거의 성공 법칙을 예로 들면서 메뉴의 단순화와 전문화는 우선 박리다매 전략의 기초가 되고 주방장 없이 시스템으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조언 드렸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자세한 적용에 대해서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부디 불경기를 극복하고 훌륭한 식당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불경기에는 많은 돈을 투자해 창업하기보다는 소규모 투자로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2. 단순화된 메뉴로 승부해야 박리다매가 가능하다.
3. 일을 분담해서 주방장이 없는 시스템을 만들면 가격은 저렴하면서 품질은 높은 이상적인 가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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