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캘리포니아 명산을 찾아서 <8>마운틴 볼디-남쪽 루트

2008-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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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턱엔 반월형 분지가 병풍처럼…


■Mt. Baldy, South Trail

거리: 왕복 8.5마일
소요시간: 7시간
등반고도: 3,904피트
난이도: 4(최고 5)
추천등급: 4(최고 5)



샌개브리엘 산맥의 봉우리들 중 가장 높은 마운트 볼디(해발 1만64피트)는 LA 근교 등산로 중 빠뜨릴 수 없는 주요 코스인데 지도상에는 샌안토니오 마운틴(San Antonio Mountain)이란 이름으로 나타난다.

마운틴 볼디를 오를 수 있는 동서남북 4개 루트 중 남쪽 루트는 샌 안토니오 폭포를 함께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남쪽 루트의 출발점인 맹커 플랫 등산로 입구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길이 굽어지는 지점에서 산 밑자락에 있는 샌안토니오 폭포를 만난다. 매년 강우량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나서 여름과 가을에는 폭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한 물줄기를 볼 수도 있다.

비포장도로는 산 중턱의 스키장까지 연결되는데 폭포를 구경한 지점에서 약 500미터 올라가면 왼쪽으로 가느다란 등산로가 나온다. 단, 표지판이 없으므로 주의해서 찾아야 한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위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제법 심하다. 올라가는 도중 산중턱에 초록색으로 지어진 집이 보이는데 이 건물 위로 거대한 반월형의 매끄러운 분지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볼디 보울(Baldy Bowl)로 알려진 이곳은 눈이 오면 스키 활강코스로 안성맞춤인데 1940년대에는 겨울철 스키장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샌안토니오 헛(San Antonio Hut)이라고 불리는 초록색 집은 스키어를 위한 오두막으로 지어졌으며 현재는 시에라클럽 소속으로 약간의 요금을 받고 대여해 주기도 한다. 헛 근처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경치가 훌륭하여 휴식하기 좋다.

헛을 지난 후 길이 점점 험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공기는 맑고 시원하지만 바위 사이로 난 등산로를 헤치고 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 숨이 턱에 차오를 때 허리를 펴고 아래를 바라보면 지금까지 올라온 고도에 스스로 놀라게 된다.

등반 도중에는 볼디 정상이 보이지 않은데 정상 자체가 밋밋하고 주위에 작은 봉우리들이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쁜 숨을 고르고 지그재그 길을 묵묵히 올라 가다보면 나무가 하나둘 사라지고 작은 돌이 굴러다니는 평평한 언덕이 나오는데 드디어 해발 1만64피트(3,068미터)의 정상에 도착한 것이다.

하산은 시간이 허락되면 데블스 백본 트레일(동쪽 루트)을 따라 스키장으로 내려오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스키 리프트가 운행되는지 여부에 따라 1시간 정도 추가로 소요된다.


가는 길 LA에서 210 Fwy 동쪽방향으로 가다가 57번 Fwy를 지난 후 마운틴 애비뉴(Mountain Ave.)에서 좌회전하여 산 쪽으로 북상하다 보면 마운틴 볼디 로드(Mount Baldy Road)와 연결이 된다. 볼디 로드를 끝까지 올라가면 맹커 플랫(Manker Flat)에 도착한다. 길 오른쪽으로는 캠프장이 있고 등산로는 길 왼쪽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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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스 백본 쪽으로 하산하는 등산인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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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디 정상의 표지판 앞에서 포즈를 취한 산악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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