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1세기 찬송가 함께 불러요”

2008-11-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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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찬송가 함께 불러요”

캘리포니아 매스터 코랄이 21세기 찬송가 홍보행사에서 순교자 주기철 목사가 작시한 ‘서쪽 하늘 붉은 노을’을 부르고 있다.

“21세기 찬송가 함께 불러요”

이날 행사에는 약 120명의 목회자들이 참석, 찬송가 교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홍보 디너 콘서트’ 열려
목회자 120여명 참가
한국인 작품 보강 등 호평

한국에서 지난해 출판된 ‘21세기 찬송가’ 홍보행사가 타운에서 열려 목회자들에게 현재 사용 중인 통일찬송가의 교체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미주찬송가공회(회장 백경환 목사)는 한국찬송가공회와 공동으로 남가주 한인 목회자들을 초청, 지난 24일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21세기 찬송가 홍보 디너 콘서트’를 개최했다.


120여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한국 찬송가공회 총무 김상권 장로는 한국 찬송가의 역사와 21세기 찬송가 출판 배경을 설명하고 많은 교회에서 사용해 줄 것을 부탁했다. 아직까지 남가주에서는 나성열린문교회, 주님의영광교회, 충현교회 등 극히 일부 교회들만이 새 찬송가를 사용하고 있으며 많은 교회들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찬송가를 바꾸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김 총무는 “1894년 찬양가가 처음 나온 이래 합동찬송가, 새찬송가, 개편찬송가 등을 제각기 사용하던 한국 개신교는 1983년 통일찬송가를 발간해 모든 교단이 하나의 찬송가를 사용하는 세계 교회사에 유래가 없는 쾌거를 이뤘다”며 “하지만 급성장한 한국교회의 위상과 역할에 걸맞은 찬송가가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21세기 찬송가를 지난 2006년에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무에 따르면 새 찬송가는 200여명의 전문가들이 약 10년간 작업한 결과물로, 한국인의 작품 6,000여곡 등 세계 각국의 2만5,000여곡을 심사해 만들어졌다.

김 총무의 발언과 사전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새 찬송가는 ▲전체 곡수를 558장에서 645장으로 늘린 점 ▲한국인 곡이 17곡에서 128곡으로 급증한 점 ▲외국곡이 훨씬 다양한 국가로 확대된 점 ▲어렵거나 틀린 단어를 수정한 점 ▲부르기 쉽도록 조성을 낮춘 점 ▲교독문을 76편에서 137편으로 늘린 점 ▲절기 및 예식 곡 등을 추가한 점 등이 기존 찬송가와 다른 점이다.

두 찬송가공회는 3부 순서에서 한국인 작품을 위주로 새 찬송가 12곡을 소개하는 발표회를 가졌다. 발표회에는 소프라노 노혜숙, 바리톤 장상근, 테너 김명현, 소프라노 황혜경 등 솔로이스트들과 캘리포니아 매스터 코랄(지휘 김원재)와 소노러스 남성중창단(지휘 이종헌) 등이 출연, 아름다운 음성과 원숙한 화음으로 노래를 불러 감동을 선사했다.

또 백경환 회장이 자신의 곡으로 이번에 새로 실린 ‘하늘 보좌 떠나서’의 싱얼롱을 인도하기도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인 이정근 목사(유니온교회 담임)는 즉석 축사를 통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교회에서 새 찬송가를 사용해 본 결과 만족스러웠다”며 찬송가 교체를 권유했다.

하지만 21세기 찬송가와 관련,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들이 제기하는 대표적인 문제점은 ▲영어 찬송가 가사의 정확하지 않은 번역 ▲성경적, 신앙적으로 문제점이 있는 가사 ▲가사와 음악 리듬의 불일치에 따른 의미 전달 부족 ▲곡과 가사가 미숙한 창작 찬송가 포함 ▲국내 찬송가 작가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존중 부족 ▲찬송가학 이론의 부재 ▲선곡 및 편집의 전문성 결여 등이다.

한 참석자는 “찬송가는 약 1,000만 한국 크리스천과 해외 한인 교인들에 의해 오랜 세월 사용되는 소중한 신앙표현 양식”이라며 “무엇보다 찬송가를 만듦에 있어 ‘최고의 찬양을 최고의 하나님께’라는 절대 명제에 대한 투철한 인식이 없다는 점이 21세기 찬송가 곳곳에서 확인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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