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침체땐 투자로 집 고를 순 없죠”

2008-11-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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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옥스포드 부동산 리차드 구 대표

한인 경제력 평균은 50만달러선 주택 적당
위기때 일수록 성실과 신뢰로 ‘고객과 만남’

“부동산 거품이 빠져서 시장이 침체일로입니다. 이제는 자신의 경제력에 맞는 집을 구입해야 해요. 현재 한인 경제력을 볼 때 평균 50만달러 내외의 집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그 이상은 웬만한 경제력을 가지지 않은 이상 무리라고 봐요.”


옥스포드 부동산 리차드 구 대표는 현실적인 진단부터 내놓았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침체일로기 때문에 에이전트 당사자마저 전업하는 일이 늘고 있다. 구 대표는 자신의 경제력을 벗어난 부동산 매매는 두 번째 모기지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60만~70만달러짜리 집을 사려면 정상적인 절차를 걸친다고 해도 한 달 평균 4,000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합니다. 모기지 상환이 통상 가정수입의 3분의1을 차지한다고 볼 때, 이런 집은 1만2,000달러의 수입이 있는 가정이 돼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부동산 호황기 때 이런 기본적인 것은 지켜지지 않았다. 집을 사는 사람이나 연계하는 에이전트나 거품의 환상을 즐겼다. 당시 다운페이를 안 했거나 했어도 10% 정도만 지불하고 집을 산 사람이 많았다. 투자를 목적으로 살고 있는 집을 재융자 받아 또 집을 사기도 했다. 구 대표는 “일단 사고보자는 성급함이 지금 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차압당하는 집이 늘어가는 것이 당시 많은 사람들의 욕심을 보여주는 단면인 셈이다.

리차드 구 에이전트는 “집을 투자로만 보지 말라”고 강조했다. 살 집이 아니라 투자대상으로만 보게 되면 결국은 ‘손해’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아야 할 집을 찾는다면 수입에 맞게 계산을 해야 한다. 생활비를 빼고 매달 집값을 낼 수 있는 고정수입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같은 값으로 집을 살 때는 중산층 지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중산층 주민들이 사는 곳은 집값 하락폭이 적다는 것이 구 대표의 설명이다.

“외곽지역 주택, 땅은 부동산 침체가 시작되면 가격 하락이 커요. 콘도와 주택도 마찬가집니다. 여기는 한국이 아닌 미국이에요. 콘도를 투자 목적으로 산 에이전트도 매물로 내놓고 있듯이 주택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전하죠.”

20년 넘게 부동산 일을 해 온 리차드 구 대표, 주택·콘도·APT를 취급하는 그는 침체일 때 에이전트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한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부동산 시장이 산만할 때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살아남는다는 것. 원만한 인간관계도 에이전트에겐 소중하다. 구 대표는 90년대 초 부동산 시장이 위기일 때 알고 지낸 은행·브로커들과 지금도 연락을 한다. 덕분에 시장상황을 파악하기 쉽고 괜찮은 매물도 선점할 수 있다.

“골프공이 넘어가야 버디가 나온다는 말처럼 이럴 때 에이전트가 위기의식을 떨쳐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한탕주의’는 에이전트가 피해야 할 첫 번째 항목이죠. 부동산은 고객과 에이전트, 재산이 걸린 만남입니다. 성실과 신뢰가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죠.”

인터뷰 내내 솔직한 지적을 망설이지 않은 리차드 구 대표,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안목이 부동산 에이전트에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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