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정직이 경쟁력이다

2008-11-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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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리 가게가 있는 백화점에 새로운 가게가 개업을 했다. 가게를 기획하고 만든 사장님은 오랫동안 여러 가게를 개업했고 그 모든 가게를 곧 다른 사람에게 팔아서 큰 수익을 얻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공사도 빠른 시일에 끝냈고 개업을 해서도 많은 손님을 끌어들였다. 그리고 얼마 후 그 가게는 투자 이민을 온 다른 사람에게 아주 비싼 가격에 팔렸다.

식당을 오래 경영해 본 나로서는 절대로 믿어지지 않는 가격이었지만 한국에서 바로 온 그 분에게는 백화점에 있는 그 가게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좋은 비즈니스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난 후부터 그 가게를 인수한 사장님의 표정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에 대화를 해본 결과 처음에 샀을 때의 매상과 몇 달이 지난 후의 매상이 너무나 차이가 난다고 했다. 또한 영어가 유통하지 못하고 식당에 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약점 때문에 몇몇 종업원들을 관리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다. 나는 가게를 판 사장님에게 도움을 청해 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분은 가게를 인수한 이후로는 예전 사장님과 연락도 잘 안 된다는 말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거래였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는 식당을 매입하려는 친구를 도와준 적이 있었다. 그 친구가 매입하려는 식당은 전체 매상과 순수익을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매상과 순수익은 많이 부풀려져 있었다. 물론 식당을 잘 파는 것도 하나의 비즈니스라고 여긴다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여러 가지 자료를 검토한 후 잘못된 점을 지적했지만 가게를 팔려는 사장님은 끝내 자신의 가격만을 고집해서 그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렇듯 같은 한인들끼리 식당을 매매하는 경우 정직하지 못한 매상으로 인하여 적정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가게를 살 때 비싸게 샀기 때문에 다시 가게를 팔 때도 공정가격보다 높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 관행이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어서 한인타운에서 거래되는 거의 모든 식당의 가격에는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식당을 개업하려는 사람들은 필요 이상의 초기 투자액을 써야 하고 이것은 성공적인 식당을 만드는데 큰 장애요소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유난히 한인타운과 한인들 사이에 거래되는 가게가 폐업을 많이 하는 이유 중에 하나에는 현실성 없는 거래 가격이 중요 요인이고 그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정직하지 않은 매상을 기준으로 가격을 흥정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요즘 우리는 돈만 벌려고 욕심을 부리다 모두 어려움에 빠져 있는 월스트릿의 투자회사들을 보고 있다. 더 많은 이익을 위해서 정직하지 못하게 비즈니스를 하다 그 자신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가 붕괴위기에 빠져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정직하지 못한 거래가 관행이 되어서 서로 속고 속이는 요즘 같은 현실에서는 누구도 승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패배자가 될 것이다. 열심히 식당을 운영해서 그것으로 이익을 얻고 정직한 매매를 통해서 우리 모두가 다 성공하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정직은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데 경쟁력이다.
2. 내 이익을 위해서 속여 판 가게는 결과적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손해다.
3. 프랜차이즈는 좋은 제도이다. 하지만 악용하면 사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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