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들 묶는‘사랑의 끈’될것”

2008-11-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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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들 묶는‘사랑의 끈’될것”

17일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한종수 목사는 “부족한 사람에게 중책을 맡기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재난구조팀 구성, 웹사이트 구축, 분쟁중재위 가동 등을 통해 한인교회들을 더욱 하나로 묶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종수 남가주기독교교회협 신임 회장

상설 재난구조팀 만들어 지진·산불·수해 때 봉사
교회내 분쟁 적극 중재‘피스메이커’ 역할 할 것

“무엇보다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에벤에셀의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또 부족한 저를 인준해 주신 대의원들과 역대 회장님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공천위원회에 의해 회장 후보로 단독 추대돼 17일 열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인준을 받은 후 “맡겨진 역할을 겸허히 수행하겠다”고 밝힌 한종수 신임 회장(얼바인침례교회 담임목사)은 교계를 위해 하고픈 일이 많은 ‘꿈의 사람’으로 보였다.

그는 신승훈 직전 회장, 박종대·한기형 증경회장 등이 잘 쌓아온 기초를 굳게 다지고 남가주 한인교회들을 하나로 묶는 연합사업에 계속 힘쓰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 회장이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재난구조팀’(disaster rescue team)을 만드는 것. 지진, 산불, 수해 등이 발생했을 때 물질적 후원도 좋지만, 팀을 구성해 직접 찾아가 몸으로 섬기는 일은 더욱 귀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예기치 못한 재해를 당해 실의에 빠진 미얀마, 태안반도, 중국 등에 거의 30만달러를 거두어 보낸 것은 아주 잘한 일입니다. 하지만 한인 교회가 미국에서 ‘영적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진정한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야 합니다.”

지난 주말 오렌지카운티 산불 뉴스를 TV에서 보면서 재난구조팀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단다. 평소 팀이 짜여 있으면 이럴 때 즉각 나서 이웃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기에 신속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 회장은 우선 불길이 잡히는대로 교인들과 피해현장을 돌아보고 교협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계획이다.

또 하나의 주요 사업은 교협 웹사이트 구축. 모든 교회들을 연결해 목회 자료와 인적 자원을 공유하자는 뜻에서다. 대형 교회가 만드는 좋은 동영상은 다른 교회도 유용하게 쓰거나 참고할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늘 안타까웠다. 사이버 공간은 전 세계를 향해 열려 있으므로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앞으로 만들어질 웹사이트에 1세 교회와 2세 교회, 선교단체 등을 링크할 예정인 그는 “모두 다 흔쾌히 들어와 공유와 교류에 동참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 사역에 필요한 1.5세나 2세 목회자를 찾을 때도 이같은 ‘나눔의 마당’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들끼리는 서로 교류하는 장이 있겠지만 대부분 1세들과는 연결돼 있지 못합니다.”


한 회장은 ‘전도의 길’을 막는 교회 분쟁에 대해서도 ‘아픈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경회장들의 조언을 받아 조정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겠다고 한다. 한 회장은 “죄인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교회에서도 다툼이 생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케이스를 세상 법정으로 가져가는 대신 성경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교회 분규가 언론에 보도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성도의 은혜를 반감시키며 사회마저 어지럽게 하는 것은 크리스천이 극력 피해야 할 일”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교협은 앞으로 양측에서 원할 경우 ‘피스메이커’로서 중재에 나서 객관적으로 해결방법을 제안하게 된다.

이밖에도 그는 이날 총회에서 통과된 대로 지역 교협 회장들을 남가주 교협 부회장으로 선임할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지역 교협 회장들 가운데서 남가주 교협의 회장과 수석부회장이 나오게 된다.

“저보다 훌륭한 지역교협 회장님들에게 우리 교협에 들어와 섬겨달라고 하는 것은 죄송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람직한 구도이기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밖에 연 3~4회의 목회자 세미나를 통해 목사들부터 회개함으로써, 미국 교계를 살리는 ‘영적 대각성’이 한인 교회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훗날 역사에 기록되는 것이 그의 간절한 소망이다.

경제학자가 되어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이 장래 희망이었던 한 신임회장은 소명을 받은 후 90년 포도원교회를 개척해 섬겼으며, 2000년 얼바인침례교회에 부임, 오롯이 목회에 진력한 끝에 80여명이었던 교인을 8년반만에 1,400여명으로 부흥시켰다.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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