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체인지(Change)

2008-11-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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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5일, 미국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체인지’를 앞세운 오바마의 슬로건이 경제적으로 빠듯한 채 허덕이는 국민들 가슴에 희망으로 깊숙히 꽂혔다.

여러 유색인종이 한국민이 되어 잘 짜여진 질서 속에 치안과 화평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선진국이라 여긴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유색차별 대우에 한 두번씩 속터진 경험을 가진 뒤엔 보이지 않는 불평등에 대한 회의가 일었다.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출마한 뒤 흑인들초차 그가 당선되리라는 기대를 배제한 채 큰 지지를 받지 못하다 얻어진 수확이기에 더 값지면서 소수민족의 대리 승리처럼 여겨졌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나 숱한 역경 속에 이뤄진 그의 정권 배경이 대대로 편하게 물려받은 정치 집안이 아니라 더욱 그의 카리스마에 담긴 정치신조에 모든 국민의 소망과 기대가 몰린다.

‘불가능을 뛰어 넘으며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면 승리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아메리칸 드림이 조금씩 엷어져 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활기와 용기를 불러온다.

구태의연한 이민생활에도 뭔가삶이 달라질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고가행진을 계속하던 유가로 인해 외식과 취미생활을 줄일 만큼의 절약습관이 오랜만에 그간 잊어 버렸던 검소함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어졌다.

자영업을 하면 당장 힘들다가도 갑작스레 비지니스가 잘 되면금세 융통되는 목돈에 밀린 부채를 갚아가며 생활하고 에이전트 또한 딜이 없다가도 오랜 시간 줄다리기 하던 커미션을 받을 때면 미리 지출했던 비용들을 꼬박 정산해 왔다.

그러나 자금회전이 느려져 생활이 힘들어 지고 에이전트들은바이어가 좋아하는 숏세일로 인해 매매계약 종료까지 길고 긴 시일을 필요로 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이 늘어난다.


부동산 시장의 불황으로 자동차,의류,외식등 모든 소비문화가 동결됐고 습관처럼 다니던 헤어 샵의 발길까지 뜸해지면서 수수한 모습들이 눈에 자주 띈다.

한 때 ‘부인만 빼고 모두 바꾸라’며 화려한 변화를 내세웠던 어느 대기업의 모토처럼 이 불경기를 이겨낼 수 있는 묘안이 있었으면 좋겠다.

대대적인 경제적인 부흥과 변화를 꿈꾸며 절대적인 국민지지를 받은 모국의 대통령이 아직 까지 확고한 신뢰를 얻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미국만큼은, 서민 사회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오바마 만큼은 역사상 최초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지도자가 되었으면 한다.

서민이란 말에 친숙함을 느낄 만큼 불경기가 주는 파동은 꽤나 오래 갈 것이다.

집 한 채라도 사면서 그려 본 아메리칸 드림이 조금씩 멀어지더라도 행복이 꼭 물질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욕심을 접으면서 얻어지는 마음의 작은 평화가 무엇보다 소중함을 어려울수록 깨달아 보고 싶다.

힘들게 사는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한다면 앞으론 올라갈 일 밖엔 없지 않을까? 삶은 여전히 길고 긴 여정이기에.

‘체인지’를 앞세운 공약이 어떻게 전개될 지 정말 궁금하다.

카니 정 콜드웰뱅커 베스트 부동산

(562)304-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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