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로마의 휴일’

2008-11-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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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웃이 만든 가장 청순한 로맨스
오드리 헵번의 짧은 머리 ‘인상적’


할리웃이 만든 로맨스 영화들 중 가장 아름답고 청순하고 또 가슴에 미풍의 감촉을 느끼게 만드는 작품으로 명장 윌리엄 와일러(‘벤-허‘)의 흑백영화다.


이 영화로 첫 주연을 맡은 오드리 헵번의 짧게 깎은 머리가 삽시간에 전 세계로 유행되면서 헵번 헤어스타일을 했던 한국 여성들도 많았다. 사슴처럼 맑고 큰 눈을 한 헵번의 소녀처럼 청순한 아름다움과 순진무구함 때문에 몇 번을 다시 봐도 감동하게 된다.

로맨틱 코미디이면서도 끝에 가서 콧등이 찡해지는 가슴 아픔을 느끼게 되는데 사랑하는 여인과 작별의 악수를 나누고 돌아서는 남자 주인공 역의 그레고리 펙의 착잡하면서도 행복했노라 하는 듯한 얼굴 표정이 보기 좋다.

이 영화는 프랭크 캐프라가 감독하고 클라크 게이블과 클로뎃 콜베르가 주연한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인 로맨틱 코미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It Happened One Night·1934)의 얘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당초 캐프라가 감독하려다가 와일러에게 인계했다. 와일러는 처음에 두 주연배우로 케리 그랜트와 리즈 테일러를 쓰려고 했었다.

유럽의 한 작은 나라의 앳되게 아름다운 공주(헵번)가 로마를 방문 중 형식과 절차뿐인 궁중생활이 지루해 밤에 평상복 차림으로 침실을 빠져나온다. 자기를 앤 스미스라고 부르며 혼자 로마시내 관광에 나선 공주는 우연히 로마 주재 미국 기자로 잘 생긴 조 브래들리(펙)를 만나 둘이 함께 로마의 곳곳을 둘러보면서 평민의 여유를 즐긴다.

앤의 정체를 알게 된 조는 세계적 특종을 할 생각에 사진사 친구 어빙(에디 알버트)을 불러들여 앤의 일거수일투족을 라이터 카메라로 찍게 한다. 특종 생각에 들떠 있던 조는 앤과의 짧은 날을 보내면서 자기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을 깨닫고 그녀의 비밀을 곱게 지켜주기로 한다.

헵번이 오스카상을 받았는데 펙의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10개 부문에서 오스카상 후보에 올라 각본과 의상상을 탔다. 25달러. Param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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