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장사 이렇게 하라- 더 많은 이익을 주자

2008-11-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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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전 한국이 IMF 사태로 외환위기를 겪을 때였다. 그 시절 우리 가게에는 항공사 승무원들이 식사를 하러 오기 시작했는데 환율이 갑자기 오르고부터는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전에 비하여 2배 이상의 돈을 쓰는 것이라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다.

그리고 나서부터 손님들은 여러 명이 와서 음식을 사람 수보다 한 개씩 적게 주문했다. 양이 푸짐했던 우리 가게의 음식은 사람 수보다 한두 개 적게 시키고 밥만 추가해도 식사하는데 부족하지 않아서 그런 손님은 계속 늘었다.

처음에는 그런 손님이 오면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어차피 내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할 수 없다면 기분 좋게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자고 생각을 바꾸고 오히려 여러 명이 오면 한 개 덜 시켜도 된다고 먼저 손님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참으로 소문은 빨랐다. 승무원들 사이에서 우리 가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가게로 순식간에 소문이 나서 호텔에 묵는 승무원들 대부분은 하루에 한 끼는 우리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나는 무슨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손님들과 피곤하게 신경전하는 게 싫어서 그렇게 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가게가 되었고 남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한숨 쉴 때 더 바빠졌었다.


요즘 식당을 경영하는 분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너무나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올 한해 재료비는 너무나 올랐고 불경기로 인하여 손님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어려움을 극복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한다.

이럴 때는 무엇보다도 손님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는 방법이 무엇인가 연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즉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가격대비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가격대비 만족도가 무조건 싸야만 한다는 것은 오해이다. 예를 들어 백불 하는 음식이라도 손님이 이것은 이백불을 주고 먹던 음식이라고 느낀다면 그것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음식이고 오불을 내고 음식을 먹었는데 그것에 만족 못한다면 그것은 반대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낮은 음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무조건 가격만 내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좋아져야 손님은 더 많은 이익을 가지게 되었다 느끼고 기쁜 마음으로 우리 가게에 다시 오게 된다.

참으로 음식을 준비했는데 손님이 없어서 텅 비어 있는 가게를 볼 때의 그 참담한 심정은 안 당해 본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면서 마음속 깊이 느껴지는 낙담과 원망, 하지만 이런 불경기 속에서도 손님으로 넘쳐나는 가게는 있고 그런 가게의 공통점은 다른 가게보다 손님들에게 더 많은 이익과 만족을 준다는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이 있다.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더욱 마음을 굳세게 먹고 단 한 가지 손님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는 방법을 찾는데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내 경험으로도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한 다음에는 더 큰 발전과 성공이 따라온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의기소침에서 벗어나 새로운 마음으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가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자.

이것이 핵심
1. 불경기일수록 손님은 더 많은 이익을 주는 가게로 몰린다.
2. 불평, 낙담에서 벗어나 손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데 최선을 다하자.
3.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자.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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