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통 무용으로 신앙고백

2008-10-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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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규 무용단 내달 남가주 휄로십교회서 공연
룻의 이별·만남·결혼예식 등 아름답게 표현

자신의 앞길을 막아선 산처럼 큰 고난을 극복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된 성경 속 여인 ‘룻’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춤으로 만날 수 있는 공연이 준비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포모나 소재 남가주 휄로쉽교회(담임목사 고신원·375 Towne Ave., Pomona)는 중요무형 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로서 한국 전통무용을 선교무용으로 승화시켜 온 춤꾼 임관규 집사가 이끄는 ‘임관규 무용단’을 초청, 11월8일(토) 오후 7시와 9일(일) 오후 5시 두 차례 ‘룻’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한국 무용의 맥을 이어온 춤꾼 중 한 사람으로 한국의 대학에서 무용을 가르치다가 2000년 도미, 미국에서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는 이 공연에서 단원들과 함께 룻기에 나오는 주요 테마인 ‘이별’ ‘만남’ ‘추수’ ‘결혼예식’ 등을 아름답게 표현해 관객들을 매료시키게 된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성경 이야기를 자신의 고유 영역인 춤과 결합시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끼쳐왔으며, 작년 말 윌셔 이벨극장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공연을 한 바 있다.

고신원 담임목사는 “본격적인 한국 춤 공연을 직접 본 적이 없었는데 3년 전 LA의 한 극장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멋과 흥이 넘치는 임관규 집사님의 선교무용 공연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한 교회가 이같은 대형 공연을 주최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LA동부 지역의 많은 크리스천들을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남가주 휄로쉽교회가 이번 공연을 마련한 가장 큰 이유는 크리스천 공연 문화를 확산시키려는 것. 주변에 놀이문화와 볼만한 공연들이 많지만 크리스천 문화 속에서도 화려하고 멋진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도다. 고 목사는 “홍해를 건넌 후 소고와 춤으로 하나님께 찬양했던 미리암과 잃어버렸던 하나님의 법궤를 되찾고 기쁨에 겨워 옷이 흘러내리도록 춤을 추었던 다윗 등 성경에는 춤으로 신앙을 표현하는 모습이 많은 등장한다”며 “이번 무용 공연이 크리스천 문화 확산에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한인 2세들과 타인종들에게 ‘한국의 미’를 알리기 위해서이다. 특히 힙합과 서양식 댄스에 익숙한 우리 자녀들에게 한국 전통무용을 통해 한국적인 것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다는 것이 교회측의 바람이다. 공연 수익금은 자녀들을 100% 크리스천 정체성을 가진, 100% 한국인, 100% 미국인으로 양육하는 데 사용된다.

고 목사는 “전통무용에 익숙한 실버세대 어른들과 미국에서 태어나 뿌리를 제대로 모르는 2세들이 함께 보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티켓은 20달러. 문의 (909) 397-5737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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