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톡’ 쏘는 샴페인, 김치와도 ‘굿’

2008-10-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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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샴페인, 김치와도 ‘굿’

김치와 가장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화이트 와인 ‘마크 에브라 블랑 드 블랑’

‘톡’ 쏘는 샴페인, 김치와도 ‘굿’

이탈리아의 남부 칼라브리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그라벨로’

“혀 위에서 타오르는 김치의 불길이 순식간에 같은 자극을 지녔지만 성질이 전혀 다른 샴페인의 매끄럽고 아름다운 기포에 감싸이죠.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장점과 맛을 살려주면서 서로의 신맛도 차분하게 만들어줘요. 마치 정신을 아뜩하게 만드는 하나의 마술쇼처럼, 한순간의 환상처럼 수없이 많은 비둘기로 바뀌어요. 언제까지나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작고 사랑스런 기포는 맑고 파란 하늘로 사라져가는 하얀 비둘기 떼랍니다.

-신의 물방울 13권
#123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마법처럼’ 중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서 생산
고추 넣은 매운 요리와 환상 궁합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와인전문만화 ‘신의 물방울’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일본인 주인공 칸타키 시즈쿠가 한국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찾는 에피소드를 기억할 것이다.

한국의 삼계탕과 김치, 해물전 등 전통 한국음식이 자세히 소개되며, 시즈쿠는 김치의 매치 와인을 찾기 위해 한국까지 날아가 동분서주하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서 한국인들의 눈길을 끄는 장면이 나오는데 시즈쿠가 오랜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감칠 맛 나는 김치와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와인을 찾아내는 장면이다.

한인들의 관심을 듬뿍 받으면서 밝혀진 김치와 가장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와인은 화이트 와인으로는 마크 에브라 블랑 드 블랑(Marc Hebrart Blanc de Blancs)이, 레드와인으로는 이탈리아의 ‘그라벨로’(Gravello)로 이탈리아 칼라브리아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드러났다.

이들 와인은 한국에서는 이 만화가 출시된 이후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는데. 다행히 미국에 사는 우리들은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어 김치와 와인의 독특한 마리아주를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신의 물방울’이 소개한 김치의 환상매치, 마크 에브라 블랑 드 블랑과 그라벨로를 소개한다.

◆그라벨로

“김치의 개성적인 신맛과 감칠맛, 그리고 희미한 쓴 맛이 마치 처음부터 이 와인 속에서 숨 쉬고 있던 하나의 맛인 것처럼 와인과 혼연 일체되어 혀 위에서 끊임없이 춤추고 있어!”
-신의 물방울 13권 #124 ‘환희의 마타도르와 함께’ 중


그라벨로는 이탈리아의 남부 칼라브리아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신맛이 강하고, 매운 맛이 많은 와인으로 김치 특유의 매운맛, 신맛, 짠 맛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작가는 갈리오포라는 품종을 메인으로 카버네 소비뇽과 블렌딩해 만드는 이 와인산지 옆에는 향토 음식에 사용하는 고추밭이 펼쳐져 있는데, 고추를 키우는 같은 테루아르에서 재배한 포도이기 때문에 고추를 넣은 요리와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은 와인과 고추가 혀 위에서 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 다음 순간 멋들어진 하모니를 연주한다고 극찬하며 불타는 듯 한 격렬함의 정열이 환희가 되 메아리치는 투우사 엘 마타도르에 이 와인을 비했다.

◆마크 에브라 블랑 드 블랑

타다시 아기는 샴페인과 김치의 조화를 ‘불의 마술’이라는 시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샴페인의 90%는 세 가지의 포도품종을 섞어서 만드는데 한 가지 포도품종만을 사용하기도 한다. 포도품종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블랑 드 블랑, 블랑 드 누아, 로제 세 가지의 특별한 샴페인이 있는데, 생산량은 적지만 품질이 대단히 좋은 와인들이다. 여기서 블랑 드 블랑은 샤도네 포도품종을 100% 사용하여 만드는 와인으로 가벼운 보디에, 산도가 높은 편이고, 우아하며 오랜 기간 숙성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와인을 와인과 함께 마시면 처음엔 불처럼 김치의 매운 맛이 느껴지지만 불이 비둘기처럼 변해 날아가는 마술과 같은 와인이라며 김치와의 환상적인 궁합을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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