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투고- ‘비밀’

2008-10-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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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홀로코스트에 관한 영화는 많았지만 나는 현재 제한 상영 중인 프랑스 감독 클로드 밀레의 ‘비밀’(A Secret)을 보고 나서야 이에 관련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적 무늬를 인식하게 됐다. 이 영화는 필립 그랑베르가 자신의 경험을 쓴 소설이 원작이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이 세계적 비극에 휘말려든 사람들의 다양한 태도와 반응을 탐구한 점에 있다. 우리는 2차 대전과 그 후의 사건들에 빨려 들어간 프랑스의 한 중류 유대인 가족의 삶을 관찰하게 된다.

밀레는 인터뷰에서 “우리가 나치즘의 희생자들을 언급할 때면 우리는 종종 그들이 여느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갖게 된다. 그들은 마치 사랑과 로맨스와 정열을 경험치 못한 사람들이나 되듯이. 나는 1942년에 출생했는데 대부분의 내 사촌들과 조부모는 수용소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나는 그랑베르의 소설을 각색함으로써 그것을 내 가족과 그들의 이야기에 바치는 헌사로 삼으려 했다”고 말했다.


밀레는 이 뛰어난 영화로 자신의 목적을 이뤘다. 과거와 현재가 서로 섞여들면서 생존을 위한 결정을 할 때 인간이 저지르게 되는 약점이 묘사되고 있다. ‘비밀’은 탐구하는 눈으로 인간조건을 조명하고 또 그것의 나락과 승리를 해부한 필견의 명화다.

해리엣 로빈스
(LA 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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