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로단테의 밤’(Nights in Rodanthe)

2008-09-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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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로단테의 밤’(Nights in Rodanthe)

폴과 에이드리엔이 로맨틱한 밤을 보내고 있다.

위기의 중년남녀 폭풍우속 하룻밤

미국판 눈물 짜는 신파극으로 멜로드라마 골수팬을 위한 영화인데 특히 리처드 기어가 나오는데다가 내용도 지극히 감상적이어서 중년 여성들이 좋아할 작품이다. 그러나 이 중년 남녀의 제2의 기회에 관한 구식 스타일의 영화는 연애 영화로선 스타일이 결여됐고 또 각본도 잘 쓰여지지 못했다. 각본이 고르지 못한데 비해 말이 많다.

영화는 먼저 남편에게서 배신당하고 두 남매와 혼자 사는 중년의 에이드리엔(다이앤 레인)을 소개한다. 여기서 에이드리엔의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아내에게 간청한다. 때마침 노스캐롤라이나 로단테의 해변에서 여인숙을 경영하는 에이드리엔의 친구가 주말 동안 여인숙을 돌봐달라고 부탁, 에이드리엔은 비시즌의 여인숙에 도착한다. 혼자서 조용히 자신과 가정문제를 생각하기 위해서다.


이 여인숙을 찾아오는 남자가 대도시의 의사 폴(기어). 폴은 자기와 소원해진 아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전 자신의 수술 도중 숨진 여인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둘 다 중년의 위기를 맞은 선남선녀가 단 둘이 한 지붕 밑에서 주말을 보내게 됐으니 이들이 어떻게 될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일.

둘을 결정적으로 맺어주는 것은 번개와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폭풍. 여인숙을 해체시킬 듯이 폭풍이 광란하는 가운데 폴과 에이드리엔은 서로에게서 보호처를 구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하룻밤 관계가 순간적인 것이 아니라 둘에게 제2의 삶을 가져다 줄 진실되고 값진 사랑을 재발견케 해 주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둘이 꿈같은 주말을 함께 보낸 뒤 폴은 아들이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남미 정글로 떠난다.

사랑을 하면 아이들이 된다지만 폴과 에이드리엔이 쓰레기통에 깡통식품을 던져 넣으면서 좋아하는 장면은 닭살을 돋게 만든다.
기어와 레인은 ‘카튼 클럽’과 ‘부정’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콤비. 둘의 화학작용이 좋다. 조지 C. 울프 감독.

PG-13.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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