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장사 이렇게 하라- 생각이 중요하다

2008-09-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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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2년 전 처음으로 시작한 식당은 한식과 중식을 파는 가게였다. 개업할 때는 주방장 아저씨와 같이 일을 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후 주방일은 어머니가, 밖의 일은 내가 맡아서 하게 되었다. 음식 솜씨가 좋았던 어머니가 정성을 다했고 우리 식당은 점차 잘 되는 비즈니스로 발전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집에서 하는 방식대로 음식을 만들었기 때문에 손님이 늘어감에 따라 바쁜 점심시간에는 여러가지로 힘들었다. 특히 어머니는 감으로 매번 양념을 했기 때문에 맛의 일관성이 없었다. 이때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동생은 화학실험을 하듯 모든 양념을 계량화해서 여러 번 시도한 끝에 미리 양념이 된 된장소스를 만들었다. 그 후로 어머니는 매번 된장에 양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만들어 놓은 된장소스에 해물과 두부 그리고 야채만 넣어 끓였다. 조리시간도 절약되었고 매번 똑같은 맛을 낼 수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간단한 아이디어고 기본적인 방법이었지만 식당일을 처음 하는 우리에게는 참으로 획기적이고 편리한 방법이었다.

또 다른 예로 이 식당은 LA 다운타운에서 점심장사만 하는 식당이었다. 하지만 우리가게 앞에 있는 맥도널드에는 아침마다 무수한 사람들이 와서 줄을 서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먹는 것이었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무언가 아침에 팔 것이 없을까 고민을 했다. 주위 사람들은 맥도널드와 어떻게 경쟁을 해 하고 포기했지만 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 여기고 열심히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때 학교 앞에서 사먹던 계란 샌드위치를 떠올리게 되었다. 계란을 풀어서 그 안에 당근, 양파, 그리고 햄을 넣어 즉석에서 만든 그 샌드위치, 나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내가 고등학교 때 먹었던 그 맛의 샌드위치를 만들었고 가격은 맥도널드보다 저렴하게 책정하여 아침장사를 시작했다.


처음 아침장사를 시작한 날 몇몇 손님이 호기심으로 사먹기 시작한 그 계란 샌드위치는 그 독특한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하여 좋게 소문이 나서 몇 개월 후에는 아침마다 손님으로 장사진을 이루게 되었다. 이 경험은 내게 단지 돈을 벌게 해준 것 이상으로 무엇이든 문제의식을 가지고 생각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었다.

얼마 전 친구 아버님이 하는 햄버거 가게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 분은 그 가게를 십년 이상 하셨는데 예전에 갔을 때와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어렵게 고기를 써는 친구 아버님께 새로 나온 기계에 대하여 말씀드렸다. 하지만 그분은 이제까지 하던 방법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변화에 대한 열망조차 없었다. 물론 변화가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발상과 아이디어로 늘 새롭게 혁신을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식당을 하다보면 매일매일 하는 일은 거의 동일하다. 그리고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새로운 변화보다는 하던 일은 반복만 하게 된다. 생각도 없이 습관적으로 일하는 상태, 나는 이것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하고 싶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생각만큼 생산성 있는 것은 없다. 늘 ‘이것이 최선인가?’ ‘왜 이렇게 밖에 안 될까?’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하여 적극적일 때 가게는 더 발전할 것이고 당연히 식당사업도 성공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이것이 핵심

1. 모든 것을 문제의식을 가지고 바라보아라.
2. 간절히 고민하고 열망하면 개선과 발전의 아이디어는 꼭 떠오른다.
3. 생각이 게으르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부지런히 생각해라.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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