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귀부인의 귀고리’

2008-09-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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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Earrings of Madame de…·1953

사랑과 부정 그린 로맨틱 드라마
삼각관계가 끝내 비극적 종말

사랑과 부정에 관한 우아하고 화사한 로맨틱 드라마로 독일계 프랑스 감독 막스 오펄스의 1953년산 흑백. 삼각관계가 비극적 종말을 맺게 되는 영화는 “이 보석만 아니었더라도”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카메라가 보석 장신구와 값진 모피 외투를 찾아 옷장을 뒤지는 어느 귀부인의 손을 따라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부인(다니엘 다리외)은 자신의 낭비벽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장군인 남편(샤를르 봐이에)이 결혼선물로 준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고른다. 이 귀고리가 돌고 돌아 영화 끝에 다시 귀부인에게 돌아오는데 그 과정에서 사랑과 질투와 그리움과 죽음의 사연이 엮어진다. 그리고 귀부인은 남편에게 귀고리를 잃어버렸다고 속인다. 부인에게서 귀고리를 산 보석상은 이것을 다시 장군에게 팔고 장군은 이것을 콘스탄티노플로 떠나는 자기 정부에게 선사한다. 정부는 도박장에서 귀고리를 팔아 판돈을 마련하고 이것은 부자 이탈리아 외교관인 파브리지오 남작(비토리오 데 시카)에게 넘어간다. 그리고 남작과 귀부인이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귀고리는 다시 귀부인에게 돌아온다. 귀부인이 남편에게 귀고리를 찾았다고 속이면서 비극의 서막이 열린다.


사랑의 얘기이자 파리 부르좌들의 무의미한 경박한 삶을 파헤친 영화이기도 하다. 매우 섬세하고 감정적인 고전으로 다리외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눈부시다. 영화는 특히 물 흐르듯 하는 촬영이 뛰어나다.

크라이티리언(Criterion)은 이 영화와 함께 오펄스의 또 다른 걸작 2편을 DVD로 출시했다.

▲‘원무곡’(La Ronde·1950)-군인과 하녀와 시인과 귀족 등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나와 사랑과 부정의 회전목마를 타고 돌면서 얘기들이 끝에 가서 완전한 하나의 원을 이룬다. 시몬 시뇨레, 다니엘 다리외, 시몬 시몽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나오는 매력적인 영화.

▲‘희열’(Le Plaisir·1951)-모파상의 3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명작으로 기쁨과 역설과 로맨스에 관한 이야기다. 촬영과 디자인과 미술 등이 모두 좋다. 장 가뱅, 다니엘 다리외, 시몬 시몽 등 출연. 개당 4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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