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선후보의 ‘팝문화 취향’ 인터뷰

2008-09-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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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W)는 최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와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을 대상으로 영화와 대중음악 등 이들이 좋아하는 팝문화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두 후보와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버락 오바마

“프랭크 시내트라부터 아프리칸 음악까지 다 듣죠”


“집에서 리모콘은
미셸이 양보해 내 차지
어릴적 본‘야성의 엘사’
마지막 장면서 눈물”

-영화나 TV에서 대통령 역을 한 배우 중 누가 가장 좋았는가.
▲‘경쟁자’(The Contender 2000)에서의 제프 브리지스다. 그는 매력적이고 근본적으로 정직한 사람이면서 다소 무뢰한적인 기질을 지녔다.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무엇인가.
▲거의 다 아이들 영화다. 마지막으로 본 몇 편의 영화들은 모두 내 아이들과 함께 봤다. 아마 ‘슈렉 3’인 것 같다.
-그 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1편만 못했다.
-당신의 집에서 당신과 미셸(오바마의 아내) 중 누가 리모트의 임자인가.
▲보통 내가 그것을 장악한다. 그것은 내가 집을 비우는 때가 많아서 미셸이 양보하기 때문이다. 내가 리모트를 잡을 때는 운동경기가 방영될 때뿐이다. 그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 TV 채널은 HGTV(주택 전문)에 맞춰져 있다.
-쇼 시청을 놓고 미셸과 다투기라도 하는가.
▲아내와 딸들은 ‘아메리칸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내겐 별로다.
-마지막으로 해본 비디오게임은 무엇인가.
▲‘퐁’인데 난 그걸 아주 좋아한다.
-아이 때 본 첫 영화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첫 영화는 기억 안 나지만 내가 처음 본 영화들 중 하나는 ‘야성의 엘사’(Born Free·1966)다. 나는 지금도 이 영화가 내게 준 충격을 기억한다.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암사자 엘사를 풀어주는 장면에서 난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던 것 같다. 아마 4세인가 5세 때였던 것 같다. 그러나 난 목이 꽉 메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 때 본 TV 쇼 중 매우 좋아했던 것은 무엇인가.
▲난 시트콤의 황금시대에 성장했다.
‘M.A.S.H.’가 내가 가장 좋아한 쇼라고 생각한다. 미셸이 가장 좋아한 쇼는 ‘딕 밴 다이크 쇼’인데 그녀는 요즘도 가끔 재방영하는 이 쇼를 본다.
-TV 네트웍이 남자 대통령과 여자 부통령이 주인공인 쇼를 시작한다면 시청자의 반응이 어떠할 것 같은가.
▲그건 정말 모르겠다. 대체로 정치적 쇼는 인기가 없지 않은가.
-당신은 제이-Z의 팬인데 그 외에 누구의 음악이 당신의 i파드에 담겨 있는가.
▲난 모든 장르의 음악을 들어 보좌관들이 놀려댈 정도다. 프랭크 시내트라와 셔릴 크로우, 존 콜트레인과 밥 딜란을 듣고 자바의 플룻음악과 아프리카 댄스음악도 듣는다. 그리고 R&B가 굉장히 많다.
-당신이 수퍼히로가 된다면 어느 수퍼히로가 되고 싶은가.
▲나는 늘 스파이더-맨/배트맨 모델을 좋아했다. 수퍼맨처럼 너무 많은 힘을 가진 자들은 자기들 힘으로 그 자격을 얻었다고 보기가 힘들다. 다소 너무 쉽다고 생각한다. 반면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은 내적 갈등을 지닌 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다소 적에게 얻어터지기도 한다.

존 매케인

“베트남 영화 중에선‘우리는 군인이었다’최고”

“수퍼히로가 된다면
난 배트맨이 될테야
인디애나 존스 봤는데
늙은이가 이기더군”

-당신은 열렬한 아바 팬이라고 들었는데.
▲그렇다. 그밖에도 이제는 더 이상 각광을 못 받는 로이 오비슨과 린다 론스타드의 팬이기도 하다. 그러나 난 어셔도 좋아한다.
-아바의 ‘테이크 어 챈스 온 미’가 당신 선거운동의 주제가라는 말이 맞는가.
▲여러 선거운동 주제가 중 하나다. ‘스위트 캐롤라인’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다. 최근에는 선거운동 노래로 ‘마이 아이즈 어도어드 유’와 ‘캔트 테이크 마이 아이즈 오프 유’도 사용하고 있다.
-당신이 본 베트남 영화 중 가장 훌륭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군인이었다’(We Were Soldiers·2002-멜깁슨 주연)이다. 아주 좋은 영화다. 그밖에도 ‘풀 메탈 재킷’과 ‘귀향’과 ‘7월4일생’ 및 ‘지옥의 묵시록’ 등이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 어느 것도 최고라고는 말할 수가 없다.
-극장에서 본 마지막 영화는 무엇인가.
▲얼마 전에 새 ‘인디애나 존스’를 봤다. 아주 재미있게 봤다. 늙은이가 이기더라.
-‘비바 사파타!’(Viva Zapata! ·1952)가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라고 하는데.
▲엘리아 카잔은 말론 브랜도와 함께 3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워터프론트’가 있고 마지막이 ‘비바 사파타!’이다. 많은 사람들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워터프론트’에서의 브랜도의 연기가 그의 최고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비바 사파타!’가 그의 최고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 때 본 첫 영화로 기억나는 것은 무엇인가.
▲믿거나 말거나 간에 ‘뱀비’(Bambi·1942)다.
-울었는가.
▲물론이다. 뱀비의 엄마가 죽었을 때 울었다.
-당신이 수퍼히로가 될 수 있다면 어느 수퍼히로가 되겠는가.
▲배트맨이다. 그는 때로 극복할 수 없는 장애를 제치고 정의를 구현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선행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를 그저 돈 많은 플레이보이로 안다.
-집에서 당신과 신디(매케인의 아내) 중 누가 리모트의 임자인가.
▲때로 내가 팔씨름에서 이기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보는 쇼도 있는데 재방영되는 ‘사인펠드’다. 나는 ‘커브 유어 인슈지애즘’을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다소 섬뜩한 면도 있지만 ‘덱스터’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신디는 ‘빅 러브’의 열렬한 팬이다. 나는 또 ‘와이어’도 아주 좋아한다.
-인터넷에 오른 당신의 선거운동에 대한 풍자도 보는가.
▲몇 개 봤는데 어떤 것은 보기가 너무 고통스럽다.
-TV와 영화의 대통령 중 누구를 제일 좋아하는가.
▲‘24’에 나오는 데이빗 팔머 대통령(데니스 헤이스버트)이다. 그는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 그는 힘든 결정을 내리고 또 국가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준비가 된 사람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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