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반자관계 끝났다

2008-08-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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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 공동소유주 폴라 왜그너-탐 크루즈

왜그너 회장직 사임 “제작 전념”
UA 진로·향후 크루즈 행보 촉각

지난 2006년 11월 MGM의 자회사로 빈사상태에 빠져 있는 UA의 재기의 임무를 맡고 탐 크루즈와 함께 이 회사의 공동 소유주로서 회장직을 맡았던 제작자 출신의 폴라 왜그너가 취임 2년도 채 안 돼 회장직을 사임한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이로써 왜그너와 크루즈의 오랜 동반자 관계도 사실상 끝이 났다. 둘은 지난 1992년 제작사를 설립 그동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우주전쟁’ 등 빅히트작을 만들었다. 이 회사를 차리기 전 11년간 왜그너는 크루즈의 에이전트였다. 왜그너는 UA를 떠났지만 그가 크루즈와 공동으로 소유한 30% 회사 지분은 그대로 갖고 있다. 왜그너는 앞으로 제작에 전념할 예정.
왜그너가 UA를 떠남으로써 앞으로의 UA의 운명과 함께 과연 크루즈가 이 회사에 얼마나 오래 남아 있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할리웃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크루즈는 지난 2006년 9월 패라마운트의 모회사인 바이아콤의 섬너 레드스톤 회장으로부터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보여준 경거망동한 행동 때문에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은 뒤 왜그너와 함께 이 회사에서 쫓겨났었다.
이런 수모와 함께 나이를 먹으면서 시들어가는 수퍼스타로서의 인기를 인식한 크루즈는 UA의 소유주로서 자기 뜻대로 영화를 제작, 자신의 인기는 물론이요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진 UA의 중흥도 꽤하기 위해 UA에 입성했었다. 크루즈는 UA의 간부직을 맡지는 않았으나 영화 제작에는 깊숙이 관계하고 있다.
그러나 왜그너와 크루즈의 지금까지 UA에서의 성적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이들이 지금까지 만들어 개봉한 유일한 영화는 이라크전에 관한 드라마 ‘양들을 위한 사자’로 이 영화에는 크루즈와 로버트 레드포드(감독 겸) 및 메릴 스트립 등 수퍼스타들이 나왔으나 흥행서 참패했다.
첫 작품부터 실패한데다가 그 뒤로도 왜그너는 영화 제작에 추진력을 가하지 못해 해리 슬로안 MGM 회장과 마찰을 빚어왔다. 슬로안은 왜그너와 크루즈를 UA로 받아들이는 것과 함께 둘의 능력을 담보로 금융회사 메릴린치로부터 5억달러의 회전자금을 확보했었다.
자금 확보 조건은 왜그너와 크루즈가 5년간 매년 제작비 4,000만~5,000만달러짜리 영화를 4편씩 만든다는 것. 그런데 자금 확보 후 제작 상황도 지지부진한데다가 이제 왜그너마저 회사를 떠나면서 UA는 이제 이 5억달러를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왜그너가 떠남으로써 크루즈 혼자서 UA의 영화제작(제작비 상한가 6,000만달러)의 가부를 결정하게 됐다.
앞으로의 UA와 크루즈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게 될 영화가 왜그너와 크루즈의 두 번째 영화 ‘발키리’(Valkyrie)다. 제작비 8,500만달러가 투입된 이 영화는 히틀러 암살을 시도한 독일군 장교들의 실화로 크루즈가 암살 주모자로 나온다. 감독은 브라이언 싱어. 그런데 이 영화는 제작 지연과 함께 그동안 온갖 악소문에 시달려 오면서 개봉일이 여러 차례 변경됐었는데 마침내 오는 12월26일에 개봉된다. 이 영화가 악소문대로 질이 안 좋아 흥행서 실패하게 되면 UA와 크루즈의 장래에도 암운이 드리우게 될 것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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