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달 7일 창립 사우스베이사랑의교회 황성기 목사

2008-08-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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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7일 창립 사우스베이사랑의교회 황성기 목사

오는 9월7일 창립예배를 갖는 사우스베이사랑의교회 황성기 담임목사는 “제자훈련을 통해 평신도를 온전하게 깨워 커뮤니티를 섬기는 교회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평신도를 깨우는 교회 만들터”

매주 토요일은 ‘사역의 날’
양로원·노숙자·교도소 등 찾아‘예수님의 섬기는 사랑’ 실천
한인 사회에 긍정적 영향 끼칠 것

“걱정이 없지 않았습니다. 주거 환경이 뛰어난 사우스베이에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년층이 주로 삽니다. 예수 믿을 이유가 별로 없는 사람들이지요. 그런 지역에서 복음의 기치를 높이 들었으니, 한 마디로 교회 개척이 쉽지 않은 지역과 ‘맞짱’을 뜨게 된 셈이지요.”


이달초 토랜스에 사우스베이사랑의교회를 개척한 황성기(47) 담임목사. 1988년 전도사 생활로 시작해 목회의 길을 20여년간 올곧게 걸어온 그가 그동안 다진 튼실한 영성으로 담임목회를 시작했다.

21세 때 이민 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를 받은 그는 얼마 전까지 선임 부목사를 지낸 남가주사랑의교회가 4번째로 개척한 이 교회의 담임을 맡아 지난 3일 첫 예배를 가졌다. 히스패닉 교회를 빌려 드린 이 예배에는 약 160명이 참석, 그를 놀라게 했다. 같은 비전을 품고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옮겨온 교인들은 평신도 리더 3명을 포함해 10가정이 채 되지 않는다.

“영적으로 유리방황하는 한인들, 제자훈련으로 평신도를 깨우는 교회의 출현을 기다렸던 사람들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이들을 보면서 ‘나의 생애 마지막 사역’이라는 각오로 섬기고 있습니다.”

황 목사는 ‘행동하는 목회자’로 잘 알려져 있다. 2년 전 교회로 찾아온 한 남성의 도움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 테러범의 누명을 쓰고 한국 교도소에 수감된 베트남 반체제 인사 찬 후 누엔(전 베트남 임시정부 수상)의 구명운동에 앞장서 베트남 압송을 성공적으로 저지한 일도 있다.

그는 “옳은 일이므로 반드시 해야 한다”는 신앙적 판단으로 재판 일정에 맞추기 위해 담임목사의 사전 허락 없이 ‘자신의 목을 걸고’ 한국까지 날아가는 ‘무모함’을 보여 베트남 커뮤니티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사랑의 실천’이 그의 핵심가치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모든 일을 철저히 제자훈련을 바탕으로 하는 이 교회가 새벽기도회를 월~금요일까지만 드리는 것도 비슷한 맥락. 이 교회의 토요일은 ‘사역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앞으로 커뮤니티 봉사를 하고 노숙자들의 거리, 양로원, 교도소, 소수민족 동네를 찾아가게 된다.

“‘선교적 교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인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기독교가 더 이상 부정적인 일로 한인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손가락질을 당해서는 안 됩니다.”


투표 참여, 정책결정때 목소리 내기 등을 교인들에게 적극 장려하고 한인축제 등에 동참, 전도지를 나눠주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섬기는 역할을 맡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일상의 영성을 추구하는 건강한 교회’ ‘상식이 통하는 교회’를 추구하는 그는 여유와 웃음이 돋보이는 소탈한 스타일. 주일예배도 월 1회는 목회자까지 캐주얼 복장을 입는 ‘노타이 데이’(No Tie Day)로 갖는다.
주일 예배시간은 오후 2시30분. 부모와 교사가 롤모델이 되어 멘토링을 해 주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인 주일학교도 같은 시간에 모이는데, 학생들은 본당에서 담임목사의 간단한 영어설교를 들은 후 교육부실로 이동, 자체 활동을 한다.

“바이블 칼리지를 다닐 때 미국인 학생들이 보여준 ‘신행일치’에서 받은 충격과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안의 위선과 가식을 깨뜨려야 합니다. 교회를 망하게 하는 것은 반복음, 반본질이 아니라 비복음, 비본질입니다. 쓸데없는 형식주의, 은사주의, 성공주의, 물질주의, 은사만능주의, 미신적 신앙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의 말에서 ‘개혁주의 신앙’을 제대로 실천해 낼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읽을 수 있었다.

사우스베이사랑의교회는 2424 Moreton St., Torrance에 있으며, 9월7일 오후 3시 창립예배를 갖는다. 문의 www.sbsarang.org, (310)373-3740.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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