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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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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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풀이 여기 사노라’(Henry Poole Is Here)
★★★(5개 만점)

헨리의 집 벽에 나타난 ‘기적’

믿음과 종교에 관한 현대판 우화로 믿음의 힘과 함께 과학의 결점을 얘기한 기독교적 영화.
헨리 풀이 LA 교외의 한 낡은 집을 사 이사 온다. 초췌한 모습의 헨리는 가재도구도 없이 사는데 이웃 가톨릭 여신자 에스페란사에게 자기는 여기서 얼마 오래 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헨리는 의학적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헨리의 집 벽에 난 얼룩을 본 에스페란사가 그것을 예수의 얼굴이라고 믿으면서 조용히 죽기를 기다리는 헨리의 집이 이 ‘기적’을 보러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리고 이 얼룩에 묻은 피를 만진 이웃집의 말문을 닫은 소녀가 다시 말을 하면서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난다. 그러나 헨리는 그것이 기적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벽을 때려 부순다. 과연 헨리의 집에서 일어난 기적은 헨리를 사망선고에서 구해 낼 것인가. PG. 전지역.


‘XXY’★★★

10대의 성에 대한 자각과 갈등

10대의 성에 대한 자각과 인식 그리고 그것의 심리적 후유증과 함께 자식 대 부모간의 갈등을 그린 아르헨티나 영화.
10대 소녀 알렉스는 해양생물학자인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아르헨티나에서 우루과이로 이사한다. 그런데 알렉스는 자웅동주여서 완전히 외톨이다. 하여튼 알렉스는 불원 자신의 미래를 결정해야 할 처지. 그런데 알렉스 집에 가족의 친구인 성형외과의 라미로와 그의 아내 그리고 이들의 10대 아들 알바로가 도착하면서 알렉스의 장래 결정에 혼란이 온다. 알렉스는 알바로에게 다짜고짜로 섹스를 하자고 제의한다. 나중에 둘이 섹스를 하다가 알렉스의 아버지에게 들켜 난리법석이 일어난다.
한편 알렉스는 자기를 모욕한 동네 소년 반도의 코를 부러트리는데 이에 반도의 갱이 알렉스를 집단으로 겁탈하려는 순간 알렉스는 아버지에 의해 구출된다. 어른들과 아이들 간의 간극이 점점 더 넓어지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성적 정체를 찾게 된다.
성인용. 15~21일 뉴아트(310-281-8223).

‘스타워즈: 클론워즈’(Star Wars: The Clone Wars)

‘스타워즈’시리즈 뒤의 이야기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시리즈의 뒤에 숨은 이야기로 리퍼블릭이 엠파이어가 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내전을 묘사한 만화영화. 수천년간 번성해온 올드 리퍼블릭이 점차 부패해지면서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이와 함께 그동안 종적을 감추었던 위험한 군단인 시드의 다크 로드들이 재출현한다. 이 와중에 과거 시드의 다크 로드였던 두크 공작이 분리운동을 일으키면서 수천개의 세계들에게 리퍼블릭에서 분리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두크 공작은 제다이를 유인해 황량한 혹성 제노시스에 가두어버리나 제다이는 클론의 대규모 군대의 힘을 빌려 전쟁에서 이긴다. 그러나 승리는 잠깐일 뿐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서 제다이는 은하에 평화를 회복하고 자유를 유지케 하려고 자신의 클론들을 동원, 대규모의 드로이군과 대결한다. 제다이 대 분리주의자간의 전쟁이 수백개의 혹성들에서 진행되면서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오비-완 케노비, 파드메 아미달라 등이 모두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든다. PG. 전지역.

‘파리들의 달 여행’(Fly Me to the Moon)


우주선에 몰래 탄 파리의 모험

달 탐험 우주선 아폴로 11호에 무임 승선한 세 마리의 파리들의 모험을 그린 컴퓨터 디지털 입체 만화영화로 꼬마들용. 말하는 파리들의 괴팍한 모험물 코미디로 이 탐험의 장본인들인 버즈 알드린, 마이클 칼린스 및 닐 암스트롱 등이 만화형태로 나온다. 맨 끝에 알드린의 육성이 나온다.
1969년 여름 달로 떠나는 아폴로 11호에 할아버지 파리의 용감한 비행 모험담을 들으며 자란 파리 냇이 두 친구 IQ와 스쿠터와 함께 몰래 올라탄다. 이들이 무임 승선을 결심한 까닭은 소련이 미국의 달 탐사 계획을 사보타지 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런 사보타지 음모를 냇의 할아버지에게 알려준 사람은 할아버지의 옛날 애인인 소련 여자 나디아. 우주선에 탄 세 마리의 파리로 인해 위험에 처했던 아폴로 계획은 성공을 거두게 된다. 옛 팝송들이 여러 곡 나오는데 영화 제목과 같은 이름의 왕년의 히트곡도 들을 수 있다. G. 전지역.

‘추방자들’(The Exiles) ★★★★

고독한 인디언들 하룻밤의 외출

슬프고 아름다운 보석같은 영화

미 인디영화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켄트 매켄지의 1961년산 흑백. LA 다운타운의 밤을 생생하게 찍은 화면이 마치 한편의 도시의 시를 보고 읽는 느낌을 주는 경이적인 영화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극장에서 개봉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복원된 필름으로 15일부터 (하오 7시30분) 8일간 빌리 와일더 극장(웨스트우드+윌셔 코너 해머 뮤지엄 내)에서 상영된다. (310)206-8013.
LA 다운타운의 벙커힐에 사는 10여명의 고독한 아메리칸 인디언 남녀의 하룻밤 외출을 기록영화 식으로 다룬 허구로 모든 것이 즉흥적으로 느껴진다. 이들이 네온이 명멸하는 밤거리를 거닐고 바에서 술 마시고 언덕 위에 올라 북을 치며 자기 민족 고유의 춤과 노래를 부르고 또 막연한 삶에 대한 꿈을 꾸면서 밤을 지새운 뒤 집으로 돌아가는 특별한 얘기가 없는 내용. 그런데도 몽환적이요 슬프고 아름다운 보석 같은 영화다.
1950년대 말~60년대 초의 전차 ‘천사의 비상’이 왕복하는 LA 다운타운의 모습이 마치 저 세상의 그것처럼 포착됐는데 뛰어난 흑백 도시 사진전을 보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상영에 맞춰 23일에는 영화에 묘사된 벙커힐을 버스와 도보로 돌아보는 투어가 마련된다. 안내는 소설가 존 판테. 비용은 58달러로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는 15% 할인(티켓 조각을 지참할 것). 상오 11시 정각에 출발 하오 2시30분에 끝남. 집합장소는 스카이라이트 북스(1818 N. Vermont Ave.) www.esotouric.com/fante-8-23-08).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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