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통령 영화’ 속속 뜬다

2008-08-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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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의 계절

‘스윙 보트’ 지난 1일 개봉
10월17일엔 부시영화 ‘W’
12월5일엔 ‘프로스트/닉슨’
내년 봄엔 ‘화씨 9.11’속편

오는 11월의 미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할리웃이 대통령에 관한 영화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제일 먼저 나온 영화는 지난 1일에 개봉된 ‘스윙 보트’(Swing Vote-개봉 첫 주간 3일간 620만 달러의 흥행 수입). 케빈 코스너가 주연하는 이 영화는 대통령 선거에서 양당 후보가 얻은 선거인단 수가 동점이 되면서 스윙 보트를 쥔 정치엔 전연 관심이 없는 한 주정뱅이 남자가 갑자기 전 세계 매스컴의 각광을 받게 된다는 정치풍자 영화다. 영화는 표를 얻기 위해 자신들의 신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정치인들과 함께 사소하고 표면적인 것에 의해 자기 소신을 바꾸는 무기력한 유권자들을 책망하듯 꼬집고 있다.
다음에 개봉될 영화는 오는 10월17일에 선을 보이는 ‘W’. ‘닉슨’과 케네디 암살에 관한 영화 ‘JFK’를 만든 올리버 스톤이 감독하는 이 영화는 젊은 시절을 방탕하게 보낸 조지 부시가 어떻게 해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가를 탐구한 블랙 코미디다. 아들 부시로는 조시 브를린, 아버지 부시로는 제임스 크롬웰, 그리고 로라 부시로는 엘리자베스 뱅스가 각기 나온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개봉되는 10월 중순이면 이미 부시는 사라져가는 인물이 되어버려 과연 관객이 그에 관한 영화를 찾을 지가 의문이다. 부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외면할 것은 당연지사인데 부시를 경멸하는 사람들도 스크린에서나마 그를 보기를 꺼려하는 지경이어서 과연 이 영화가 어느 층에 어필할지가 큰 관심사다.
이어 12월5일에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상대로 가진 영국의 저널리스트 데이빗 프로스트의 유명한 인터뷰를 다룬 ‘프로스트/닉슨’(Frost/Nixon)이 개봉된다. 프로스트가 닉슨이 하야한 후인 1977년에 가진 이 인터뷰는 당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화제가 됐었는데 이 영화는 연극이 원전이다. 닉슨으로는 프랭크 란젤라가 나오는데 그는 무대에서의 닉슨 역으로 토니상을 받았다. 프로스트 역은 영화 ‘여왕’에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수상으로 나온 마이클 쉰이 맡는다. 연극의 극본은 ‘여왕’의 각본을 쓴 피터 모간이 썼다.
모간은 “그 인터뷰는 둘 다 정치인이었던 두 남자간의 사고와 언어를 사용한 고양이와 쥐의 전투요 육박전이자 총격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모간은 다음 영화로 토니 블레어와 빌 클린턴에 관한 작품을 만들 예정이다.
내년 봄에는 ‘화씨 9.11’로 오스카 기록영화상을 탄 부시의 천적인 마이클 모어가 감독한 이 영화의 속편이 나온다. 영화의 내용은 부시 지지자들이 제작을 방해할 것을 두려워해 비밀에 싸여 있다. 모어는 단지 “새 대통령 취임 후 우리들이 어떻게 부시가 저질러놓은 난장판을 정리하며 또 그가 저지른 온갖 과오가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관해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영화는 과거 8년간 부시와 그의 일당이 행한 못된 짓들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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