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흡혈귀’

2008-07-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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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테오도어 드라이어의 첫 유성영화
뼛속까지 공포감이 스며드는 걸작

걸작 무성영화 ‘잔 다르크의 수난’(1927)을 감독한 덴마크의 칼 테오도어 드라이어의 첫 유성영화로 으스스한 공포영화다. 플롯이나 스릴의 영화라기보다 무드와 감정의 감각적 작품으로 질서정연한 얘기를 기대하지 말고 영화의 스산하고 두려운 기운에 몸을 맡겨야 할 작품. 글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영화로 보고 나서야 그 진가를 깨닫게 되는 뼛속까지 차가운 공포감이 스며드는 걸작이다.
젊은 남자 데이빗이 음산한 분위기의 유럽의 한 마을에 도착, 여관에 묵는다. 데이빗에게 한 이상한 노인이 찾아와 꾸러미 하나를 주면서 자기 사후 뜯어보라고 말한다.
데이빗은 잠이 오지를 않아 마을길을 걷다가 자기 몸과 분리된 외다리 남자의 그림자를 쫓아간다. 이 그림자는 데이빗을 어느 집으로 인도하는데 집 안에서는 많은 그림자들이 이상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이때 노파 마게리트가 나타나 춤과 음악을 중단시키고 마을 의사가 노파에게 독약이 든 병을 건넨다.
데이빗은 다시 외다리 남자의 그림자에 의해 한 저택으로 인도되는데 저택의 주인은 데이빗에게 꾸러미를 준 노인. 갑자기 총성이 들리고 노인은 딸 지젤의 품에 안겨 죽는다. 그리고 데이빗은 노인의 또 다른 딸 레오네가 이상한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데이빗은 노인이 준 꾸러미를 열고 ‘흡혈귀들의 이상한 이야기’라는 책을 발견한다. 한편 레오네는 잠 속에서 저택의 뜰을 걷다가 쓰러지는데 그녀의 피를 마게리트가 빨아 마신 뒤 사라진다. 이 과정에서 데이빗은 자기가 산 채로 매장되는 꿈을 꾼다. 그가 갇힌 관에는 창이 있어 데이빗은 자기가 관에 실려 묘지로 가는 동안 이 유리창을 통해 사물을 보게 된다.
그리고 데이빗은 마게리트는 흡혈귀요 의사는 흡혈귀의 조수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환상에서 깨어난 데이빗은 죽은 노인의 하인의 도움으로 흡혈귀의 가슴에 쇠막대를 꽂는다. 그리고 레오네는 마력에서 풀려 무덤에서 깨어난 흡혈귀 희생자들의 영혼들이 의사 등에게 복수를 한다. DVD(40달러). Crite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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