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압은 봇물 구조는 찔끔

2008-07-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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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압은 봇물 구조는 찔끔

변동 모기지 이자율 조정으로 차압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워크아웃을 통해 구조되는 경우는 일부분일 뿐이다.

상담기관 ‘호프 나우’
차압 위기 홈 오너
지난달 17만명 구조

차압 35%? 구조 7% 다운
삭감보다 연기 많아
근본적 해결책 못돼

모기지 위기에 몰린 전국의 홈오너들을 구조하기 위해 결성된 기관인 호프 나우(Hope Now)는 5월중 전국에서 17만명의 홈오너들이 페이먼트 조정, 융자조건 변경 등의 방법으로 차압 위기에서 구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모기지 렌더와 융자업체, 주택 상담 기구와 카운슬러 등으로 결성된 모기지 산업 연합체인 호프 나우를 통해 지난 해 7월 이후 전국에서 170만 홈오너가 구조됐다.
하지만 차압이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구조 노력과 성과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높다. 지난달 18만3천 건의 모기지 대출에 대한 워크아웃(workout-채무 탕감이나 만기 연장 등의 방법으로 신용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는 조치)이 이뤄졌던데 비해 7% 줄었다. 이 기간중 구조는 줄었지만 차압은 35%나 급증해 73,000채가 또 늘어났다. 호프 나우는 구조 노력이 저하된 것은 아니며 6월부터는 또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크아웃의 60%는 페이먼트를 일시 줄여주고 추후 갚도록 하는 리페이먼트 플랜(repayment plans)이었고 나머지 40%가 채무 액수를 줄이거나 이자율 등 대출 조건을 변경해주는 융자 조정(loan modifications)이었다.
리페이먼트 플랜은 해고 등 일시적 재정난으로 모기지 페이먼트를 연체하고 있는 차용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처방인데 연체한 부채 자체를 감소시켜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다수 서브 프라임 차용인에게는 좋은 처방이 못 된다는 지적이 높다. 단지 시간을 더 줄 뿐이며, 차압이 론 자체가 악성이어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대 피해자인 서브프라임 변동 모기지 차용인중 론 모디피케이션의 기회를 가진 경우는 극소수였다. 1월에서 5월 사이 이자율이 조정(reset)되는 718,000개의 론 중 5.3%인 37,700개 론이 융자 조건이 조정됐다. 조건 변경된 론 중 64%가 론을 얻을 당시의 초도 이자율을 최소한 5년 이상 유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율이 재조정된 론중 45%에 해당하는 323,000개 론은 주택 매각 또는 재융자를 통해 완납된 것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서브프라임 론은 이번 여름 또는 가을에 이자율 재조정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구조 노력에 가일층 박차가 가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소비자 운동가들은 호프 나우의 론 워크아웃 활동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미흡하다고 비난했다. 관련 기관의 발표 간에 차이도 커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있었다. 통화관리국은 2008년 첫 분기중 167,000개의 론 워크아웃이 이뤄졌다고 밝혔으나 호프 나우는 이 기간중 502,000건이 완료됐으며 이중 179,500건은 융자조정(loan modification)이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운동가들은 어느 숫자가 맞든 간에 봇물을 이루고 있는 연체를 줄일 수 있을 만큼 구조가 충분히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하다며 조속한 조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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