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한 삶-인간 광우병 이야기

2008-07-0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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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또는 Mad Cow Disease)은 본래 소에게만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1970년경에 유사형이 발견됐었고 1993년 영국에서 크게 만연되어 한번에 수천마리씩 떼죽음을 한 후 집중조사 과정에서 정체가 밝혀졌다. 그러나 그 후로 병든 소고기를 먹음으로써 사람에게도 인간 광우병이 생긴다는 것이 발견되었고 세계적으로 약 200명이 발병한 것으로 되어있다. 대부분이 영국에서 발병했고 미국에서는 3명이 발병했으나 2명은 영국에서 전염된 후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병은 신경과 의사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크로이즈펠트-야콥병(CJD)의 변형(vCJD)으로서 발병하면 1년내에 사망하고 정상적이던 사람이 점차적으로 심한 치매증세가 생기며 운동신경이 마비되어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게 되어 결국은 혼수상태가 되었다가 사망하는데 나중에 뇌 해부를 해보면 뇌신경세포들이 스폰지처럼 구멍이 뻥뻥 뚫려있어 해면상뇌증(spongiform encephalopathy)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본래 CJD라는 병은 약 100년전 유명한 알츠하이머(Alzheimer) 박사의 제자였던 크로이즈펠트와 야콥(Creutzfeldt와 Jakob)이 발견한 병이고 발생율은 100만명에 하나꼴로 아주 희귀한 병이며 물론 전염병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으며 원인 불명이었으나 약 20년전에 UC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의 스탠리 프뤼슈너(Stanley Pruishner)라는 의사가 프리온(prion)이 원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 프리온은 세균이나 바이러스(virus)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종류의 전염물질로서 세포 안에 핵이 없으므로 각종 소독약품이나 방사선으로도 파괴가 안 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므로 CJD는 치료가 없고 걸리면 100%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그런데 광우병이 CJD의 한 종류이라니 무서울 수밖에 없으나 대부분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생긴 병이고 1990년부터 세계적으로 광우병 걸린 소는 2007년 12월말 현재 총 188,535마리였으나 모두 도살장에 들어가기 전 예방 검역에 적발 처분됐으며 그중에서 미국산 소는 단 3마리뿐이고 그것도 2마리는 엄격한 검역법이 시행되기 전인 2004년 이전에 출산한 소에서 발병했기에 지금 도살하는 소들은 안전하다고 되어있다.
유럽서 사육된 소에게서 거의 모든 병이 생겨난 것은 미국에서는 콩 등 식물사료를 많이 쓰고 있으나 유럽에서는 콩이 잘 안 되고 또 값이 비싸므로 양이나 염소 등의 내장을 갈아서 만든 육류사료를 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론은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면 미국소고기가 가장 안전한 소고기중의 하나라는 이야기다.

전희택 박사
<신경내과 전문의 겸 UCLA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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