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아파트 렌트생활과 첫 주택구입

2008-07-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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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이 셀러즈 마켓에서 바이어즈마켓으로 바뀌고 근 3년이 흘러 지나왔다. 그 당시 가파르게 오르던 주택가격도 그 고삐가 당겨지고 주택시장의 매물이 점차 쌓이면서 멈추었던 가격이 떨어지면서 어느새 3년이 흘러 지났다. 덕분에 렌트비는 매년 10%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더니만 어느 사이 2베드룸 아파트는 2,000달러 근처로만 봐야 겨우 찾을 정도이고 3베드룸 아파트는 아예 2,000달러를 성큼 넘어 버려서 자기 소유의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주택가격이 떨어진 것은 참 반가운 일인 반면, 렌트가 이리 올라버려 이리저리 주산 놓고 계산해 보면 그리 마냥 즐거워 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왜 이리 렌트가 올랐을까? 지난 몇 년간 급하게 올랐던 주택시장이 식어감에 따라 집값도 따라 떨어졌고, 계속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로 인하여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고 여전히 렌트로 남아있거나 소유하는 주택을 처분하고 당분간 렌트로 돌아서 있다가 다시 주택경기가 살아나면 그 때 다시 집을 구입하려고 하는 고객들 덕분에 오히려 렌트가 급격하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도 요즘 같은 시기에는 렌트로 그냥 있는 편이 마음 편하고 속편해서,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오히려 측은히 바라보는 여유도 생긴다지만, 집을 갖고 있는 느낌과 렌트로 지내는 느낌을 서로 비교한다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우리 고객 한 분의 경우를 한번 소개할까 싶다. 지난 2000년 초, 고국에서 아파트를 정리해서 송금되어 온 자금이 7만여달러를 가지고 있었는데 2만달러는 차량 페이먼트 남은 부분을 마저 페이오프하고 이리저리 필요한 것 조금 구입하고, 남은 5만달러로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를 만들까 생각하다가 어찌어찌하여 저랑 연결이 되어 스티븐슨랜치의 3,750스퀘어피트, 방5개, 화장실 4개의 엄청 큰 주택을 42만달러에 구입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시가로.
2베드룸 작은 아파트에서 지내다가 궁전 같은 대형단독주택, 그것도 뒷마당이 수영장을 두개 만들고도 남을 만큼 큰 집이니 식구가 모두 너무 좋아했다. 근데 주위에서 집을 사지마라고 모두 말리고 있었단다. 그때는 주택시장이 아직 그리 뜨겁지는 않을 시기였는데, 우선 아파트 단지내의 친하게 지내던 이웃들부터 걱정을 아끼지 않았다. 집값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페이먼트 3개월만 못내도 은행에서 뺏어 간다고 하더라, 새 집 사면 정원도 해야 하고 업그레이드도 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5만달러 이상은 또 더 들어갈 텐데 어떡하려고 그러느냐… 등등. 교회 구역예배에 가서는 아예 말도 못 꺼냈다. 둘도 없이 절친한 친구부부는 밤 12시에 전화해서 사지 말고 그냥 렌트로 있는 편이 그 돈 5만달러를 날리지 않는 방법이라면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걱정을 해 주었다.
그 고객은 주위에서 하도 말리니까 거의 오기 반 반발감 반으로 구입을 결정했다. 3년 후 고객은 그 주택을 75만달러에 팔고 다시 알맞는 주택으로 옮겨서 남는 자금으로 작은 마켓을 하나 사서 알뜰살뜰 경영을 하고 있다. 그 뒤 그 집은 한 때 백만달러를 넘다가 요즘 시세는 85만달러 정도가 된다. 그리고 도시락을 싸들고 말리던 절친한 친구는 그리고 2년 후에 풀러튼에 주택을 구입하였다고 하였다. 아파트에서 떠나지 말라고 말리던 이웃들은 지금도 여전히 그 아파트에 살면서 여전히 같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서로 말리고 있다는 말씀도 잊지 않았다.
렌트로 편하게 사는 편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씀이 아니다. 여유만 된다면, 그래서 어서 아파트 렌트 생활을 마감할 수 있으면 누가 뭐래도 그렇게 하는 편이 옳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약간의 모험을 하더라도 내 집을 갖는 기쁨은 어디에다가도 비교할 수가 없음이다. 귀가 얇아서 주위 이웃의견을 물리치지 못하는 분은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더 큰 결심과 모험을 감수하여야 한다.
환경이 바뀌면 우선 생각하는 단위가 바뀌게 된다. 렌트생활 때 십달러, 백달러 단위로 나누어 생각하던 모든 수입지출 단위가 주택을 소유한 후에는 모두 백달러, 천달러 단위로 바뀌게 된다. 그만큼 경제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셈이다. 씀씀이가 다소 늘어나게 되나 쓰는 만큼 반드시 또 채워진다는 게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경험이다.
또한 주택세금과 매월 페이먼트의 이자부분 및 기타 주택 관련 여러 비용들이 그 다음해 소득세 산정시 시원하게 공제된다. 주택을 소유함과 동시에 여러 은행에서 서로 돈을 빌려준다고 매일 편지가 날라와 은근히 기분이 좋다. 크레딧 기관에서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크레딧을 가산하여 좋은 포인트를 기록하게 해주고, 이 모든 것이 더해져서 장래의 새 비즈니스를 구상하게 만드는 기본토대가 자연스럽게 마련된다. 이 모든 것이 주택을 구입하고 난 뒤 마련되는 미국생활의 업그레이드인 것이고, 그 첫걸음이 바로 주택구입인 것이다.
(661)373-4575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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