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카르멘 미란다 컬렉션’

2008-06-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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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장식·의상 인상적이었던
1940년대 대표적 뮤지컬 배우

포르투갈에서 태어나 아기 때 브라질로 이주해 삼바가수로 성장, 할리웃으로 진출한 뒤 40년대 과도한 머리장식과 의상과 동작을 구사하면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었던 카르멘 미란다의 대표적 영화 5편을 묶은 DVD 박스세트가 폭스(Fox)에 의해 나왔다.
머리에 샛노란 바나나 다발을 얹고 온 몸에 요란한 구슬장식과 타조 깃털 그리고 때로는 산 새까지 액세서리로 사용해 가며 액센트가 심한 부러진 영어를 속사포처럼 구사하면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춘 미란다는 40년대 할리웃이 남미에서 수입한 대표적 뮤지컬 배우였다. 그녀는 또 키가 5피트밖에 안 돼 굽이 엄청나게 높은 구두를 신고 엉덩이를 비롯해 온 몸을 큰 바람에 사시나무 떨듯이 흔들어대며 춤을 췄다.
미란다는 이런 치장과 동작과 말투로 새침 떠는 여자들과 미국이 남미에 대해 갖고 있는 삐딱한 이국적 개념을 풍자했다. 황당무계할 정도로 야단스런 총천연색 치장을 한 미란다가 “투티 프루티” 하며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눈알이 돌아갈 정도로 어질어질하다.
▲‘일당이 전부 모였네’(The Gang’s All Here·1943)-미란다의 영화 중 가장 훌륭한 뮤지컬로 감독과 안무는 브로드웨이 안무가 버스비 버클리가 했다. 베니 굿맨 악단이 출연해 연주한다. 전쟁시절 뮤지컬로 전선으로 떠나는 남자와 서로 자기들이 이 남자의 약혼녀라고 믿는 두 여자의 이야기. 미란다가 노래 부르며 춤추는 ‘투티 프루티 모자를 쓴 여자’와 ‘폴카 닷 폴카’ 넘버가 일품이다. 시각적으로 만화경처럼 화려하다.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1944)-‘진지한’ 작곡가가 자기 노래를 브로드웨이 노래로 편곡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단 아메치 공연.
▲‘남자들을 위한 것’(Something for the Boys·1944)-상속녀 소유의 남부농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뮤지컬로 코울 포터의 노래들이 아름답다. 페리 코모 공연.
▲‘인형 얼굴’(Doll Face·1946)-크게 성공하는 싸구려 쇼단 댄서 이야기로 코모의 노래 ‘허바 허바 허바’가 유명하다.
▲‘내 운이 좋으면’(If I Am Lucky·1946)-파산한 밴드가 정치가의 캠페인에 동원된다. 해리 제임스 밴드 출연. 50달러. 개당 1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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