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또... 헐크가 나타났다

2008-06-13 (금)
크게 작게
또... 헐크가 나타났다

녹색 괴물 헐크가 맨해턴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또... 헐크가 나타났다

브루스는 연인 베티를 남기고 다시 도주를 시작한다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헐크’ (The Incredible Hulk) ★★½(5개 만점)

화만 나면 녹색 괴물로 변신
옛 인기 TV시리즈 ‘리바이벌’
방학맞은 청소년용 ‘액션물’


녹색의 거대한 괴물이 괴성을 지르며 설레발을 쳐대는 이 영화는 마블스 만화의 유명한 주인공이다. 1977년부터 다섯 시즌 동안 CBS-TV에 의해 시리즈로 방영돼 큰 인기를 누렸었다.

TV에서는 과학자 브루스 배너로 빌 빅스비(암으로 사망)가 그리고 배너의 다른 모습이 헐크로는 바디 빌더 루 페리뇨가 각기 나왔었다(페리뇨는 새 영화에서 대학교 시큐리티 가드로 나온다).

헐크 이야기는 역시 유니버설에 의해 지난 2003년 대형 영화로 만들어졌으나 흥행서 실패했다. 2003년도 영화는 앙리가 감독했는데 액션보다 헐크의 내면 묘사와 함께 울적한 무드를 강조해 팬들의 외면을 샀다.

그래서 이번 헐크는 완전히 아수라장 액션영화다. 귀청이 찢어져 나갈 듯한 음향효과와 컴퓨터효과를 빌려 헐크가 어떻게나 요란하게 난동을 부리는지 보고 있자니 골치가 마구 쑤신다. 플롯이나 인물 개발이나 질서정연한 구조 그리고 논리 같은 것은 완전히 내팽개친 난장판으로 여름방학을 맞은 10대들을 위한 전형적인 팝콘 영화다. 영화를 만들면서 주인공 역의 에드워드 노턴이 영화의 길이와 내용을 놓고 제작진과 마찰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영화가 폐차장 모습이다.

핵실험을 하다가 실수로 감마 방사능에 쏘여 세포가 오염되면서 화가 나면 녹색 괴물 헐크로 변하는 핵물리학자 브루스(노턴)는 외부세계와 연인인 베티 박사(리브 타일러)와 모두 절연한 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의 달동네서 숨어 산다. 그는 자기의 병을 고쳐 줄지도 모를 약을 개발하고 있는 생물학자 새뮤얼(팀 블레이크 넬슨)과 계속 e-메일로 교신한다.

영화 처음에 브루스가 일하는 맥주공장에서의 액션과 도주 장면이 속도감과 함께 긴박감이 있는데 전체에서 가장 나은 부분이다. 브루스가 숨어 있는 곳으로 브루스를 붙잡아 그의 힘을 군사용으로 쓰려는 타데우스 장군(윌리엄 허트)이 지휘하는 특공대가 도착하면서 한바탕 액션이 일어난다. 그런데 타데우스는 베티의 아버지.

이 특공대 요원 중에 에밀(팀 로스)이라는 사나운 자가 있는데 에밀이 약물 투입 후 또 다른 거대한 녹색 괴물로 변해 영화 끝에 가서 맨해턴에서 헐크와 격투를 한다. 이 제2의 녹색 괴물의 이름은 ‘어보미네이션’으로 헐크의 힘을 능가한다. 헐크는 무대를 브라질과 과테말라 그리고 버지니아와 워싱턴 DC 및 뉴욕으로 옮기면서 난리법석을 떠는데 중간에 브루스와 베티의 재회로 감정적 쉼표를 주지만 별무감동. 배우들은 뒷전에 있고 컴퓨터가 배우 노릇하는데 끝에 ‘아이언 맨’이 등장하면서 속편을 예고한다. 루이 레트리에 감독. PG-13.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