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경과 피부색 초월한 보편적 인간애 ‘눈시울’

2008-05-30 (금)
크게 작게
국경과 피부색 초월한 보편적 인간애 ‘눈시울’

불체자 수용소에 갇힌 아이텐(왼쪽)과 로테.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천국의 변두리’(The Edge of Heaven)
★★★★

터키와 독일을 무대로 4명의 터키인과 2명의 독일인들 간에 사랑과 비극과 죽음이 교차되면서 형성되는 심오한 인간정신과 감정의 드라마다. 정치적 물리적 폭력도 있지만 이 영화는 사랑과 자기희생과 화해와 용서에 관한 인본주의적 작품으로 엄청난 감동을 가져다준다.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국경과 피부색깔을 초월한 보편한 인간애가 당신의 눈시울을 적셔 줄 것이다.


터키계 파티 아킨 감독(각본 겸)의 영화로 그는 영화에서 독일과 터키라는 두 다른 문화의 관계를 잘 다룬다. 확실하고 빈틈없는 솜씨와 아름다운 촬영 그리고 뛰어난 연기 등이 잘 조화를 이룬 빼어난 작품.

독일 브레멘에 사는 7순의 터키인 알리(툰셀 쿠티즈)는 역시 터키인인 창녀 예테르(누르셀 코스)에게 수입만큼 지불키로 하고 집에서 동거를 시작한다. 알리의 아들은 함부르크대학의 독문학 교수 네자트(바키 다브락). 예테르에게는 터키에 사는 27세난 딸 아이텐(누르굴 예실카이)이 있는데 아이텐은 반정부 행동대원.

한편 알리가 예테르와 싸우다 예테르를 숨지게 하는 바람에 알리는 교도소엘 간다. 그리고 네자트는 예테르에게 속죄하는 뜻으로 이스탄불로 가 독일서점을 사 운영하며 아이텐을 찾는다. 여기서 장소가 이스탄불로 옮겨지는데 아이텐이 경찰을 피해 함부르크로 도주하면서 다시 장소는 독일로 이송된다.

아이텐은 함부르크에서 금발의 이상주의자인 여대생 로테(파트리시아 지올코브스카)의 도움을 받아 그녀 집에 묵는다. 그리고 둘은 급속히 연인이 된다. 로테의 어머니는 왕년의 히피인 수잔네(베테런 배우 한나 쉬굴라)로 수잔네는 아이텐이 못마땅하나 딸을 위해 참는다.

아이텐과 로테가 관계를 맺으면서 일련의 복잡한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이 사건들로 말미암아 살아남은 사람들의 운명이 큰 변화를 맞는다.

두 번째의 비극이 일어나고 수잔네가 이스탄불에 도착하면서 다시 장소는 터키로 변한다.

세장의 챕터로 된 영화는 미리 내용을 예고해 준다. 시간대가 교묘히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며 정밀하게 이야기를 짠다.
성인용. 로열(11523 Santa Monica Blvd.).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