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타 인터뷰-해리슨 포드

2008-05-23 (금)
크게 작게
인디애나 존스 4편 주인공

‘인디애나 존스와 수정해골 왕국’의 주인공 해리슨 포드와의 인터뷰가 지난 9일 LA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은빛이 감도는 머리에 왼쪽 귀에 귀고리를 한 포드는 65세의 나이에 비해 훨씬 젊고 신선해 보였다. 그에게서는 보통 사람과 같은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질문에 장난기 짙은 유머를 섞어가며 간단명료하고 솔직하게 답했다.

“흡족한 각본 안나와 20년 기다렸다”


주인공 매력적이지만
나와 같은 점은 없어

육체적 요구 많은 역할
순전한 재미로 즐겼다

내가 소유한 비행기?
꽤 많지. 일 안할땐 비행

-왜 시리즈 제4편을 만들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렸으며 요즘 영화의 주 고객으로 이 시리즈를 모르는 아이들이 이 영화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염려되지 않았는가.
▲조지 루카스(제작자)와 스티븐 스필버그와 나 등 세 사람 모두의 마음에 흡족할 각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각본이 완성될 때까지 여러 번 손을 봐야 했다. 그 동안 우리 셋은 각자 딴 일을 하느라 바빴다. 난 요즘 아이들이 이 시리즈를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리즈는 DVD와 비디오 등을 통해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또 이 영화는 훌륭한 가족영화여서 영화를 극장에서 본 부모들에 의해 그들의 자녀들에게 전수됐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자연생활을 즐기는 사람인데 그런 점에서 당신과 인디애나 존스는 유사하다고 보는가.
▲인디애나 존스는 교수이자 모험가로 실내인이자 자연인이다. 이런 콤비네이션이야말로 배우가 해내기에 아주 훌륭한 조건이다. 그러나 나와 인디와는 같은 점은 없다.
-육체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하는 역을 그 나이에 어떻게 해냈는가.
▲인디애나 존스와 나는 같은 나이다. 인디 역의 즐거운 점은 그가 정신적으로 매우 과도한 사람이라는 사실로 육체적 문제는 이런 점에 의해 다소 다독여지고 있다. 그러나 난 늘 육체적 연기를 즐겨했다. 나는 아직도 건강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게 순전한 재미였다.
-이것으로 시리즈가 끝나는가. 이 영화의 흥행이 전편들을 능가해야 한다고 염려하는가.
▲제5편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순전한 오락물인 이 영화를 만들면서 우리는 누구도 흥행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현재에 몰두했을 뿐이다. 물론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길 바라고 또 그러리라 기대한다.
-이 영화는 모험영화이나 코미디 요소가 매우 강한데.
▲코미디는 늘 이 영화와 인물들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코미디의 많은 경우가 촬영 당시에 나오곤 했다. 시리즈는 코미디 모험영화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오는데 어떤 새 도전을 받았는가.
▲도전은 늘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주어진 상황 아래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것보다 더 한 도전은 없다.
-왜 같은 역을 계속하는가.
▲배우는 각본을 받으면 역에 충실하게 자신을 만들어 스크린에 옮기도록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래서 난 “당신 셰익스피어극 안 해 본지 오래 되지”와 같은 물음에 괘념치 않는다. 난 그런 야심 없다. 내 야심은 좋은 가족생활과 내 일을 즐기는 것이다.
-어떻게 아직도 훌륭한 몸을 유지할 수 있는가.
▲운이 좋다. 유전적으로 우리 부모는 모두 건강히 오래 살았다. 그리고 난 늦게 성장했다. 또 집에 7세난 아이를 갖고 있다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아이는 나를 다시 새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당신이 영화에서처럼 채찍을 잘 쓸 수 있을 경우 때려 주고 싶은 공인이 있다면.
▲난 중서부 출신이다. 우리는 종교와 누가 돈을 얼마 버는 것과 또 누구에게 투표를 했는가 등을 묻지 않는다. 그래서 답을 못 하겠다.
-영화의 시대인 1957년에 당신은 15세였다. 그때 어떤 음악과 영화를 좋아했으며 또 꿈은 무엇이었나.
▲퍼수에이전스와 템프테이션스의 음악을 좋아했다. 난 어릴 때 영화광이 아니었다. 다만 ‘뱀비’를 보고 좋아한 기억이 난다.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한 것은 데이트를 하면서였다. 12세 때 삼림감독관이 되고 싶었는데 15세 때는 아무 꿈도 없었다.
-지구를 푸르게 하기 위해 하는 일은.
▲그건 내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는 전 세계 5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직 콘서베이션 인터내셔널의 이사로 15년째 일하고 있다.
-당신이 아직도 스턴트를 하고 있다는 게 놀라운데.
▲그게 내 운동이다. 난 그걸 재미로 한다. 난 뛰고 점프하고 떨어지고 구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육체적 얘기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 특수효과를 더 많이 쓸 수도 있었지만 그러면 인간적인 면을 잃게 된다. 반면 스턴트를 하면 관객이 극중 인물과 동일감을 느끼게 된다.
-당신 체격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내 현 체중은 19년 전과 같다. 영화를 위해서 매일 짐에 가서 운동을 했는데 스턴트하다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난 과거 다른 영화를 찍다가 여러 번 다쳤는데 지금 나는 스턴트를 하지 못할 만큼 늙지는 않았지만 다치기에는 늙었다. 나는 테니스 치고 짐에서 잠깐 운동하는 것으로 체력을 유지한다.
-인디애나 존스의 여자 대하는 태도는 매우 비현대적인데.
▲그 건 때가 옛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여자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그는 매우 강한 도덕성을 지닌 남자다.
-당신은 세계를 돌면서 기념품을 많이 수집했는가.
▲내 기념품은 내 머리에 저장된 갖가지 특별한 경험들이다. 난 물건들을 수집하지 않는다. 난 과거보다 내일에 더 관심이 있다.
-당신은 비행기를 스스로 몰고 다니는데 비행기가 몇 대나 있으며 또 어디를 향해 나는가.
▲수는 밝히지 않겠지만 꽤 많다. 내가 일 안할 때 사랑하는 것이 비행기다. 나는 다른 비싼 취미활동은 안 하지만 비행기만은 좋아해 비상을 즐긴다. 비행할 때면 자유와 동승한 사람에 대한 책임을 동시에 느낀다. 나는 95%를 내 비행기로 여행한다. 내가 비행할 수 없는 곳은 가질 않는다. 비행에는 반드시 목적지가 있을 필요가 없다.
-당신은 현재 삶에 만족하는가.
▲내 인생은 좋다. 내 나이에 내 직업과 비행을 즐기고 또 영화에 나오면서 계속해 배우고 내 자신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며 산다.
-스필버그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매우 사려 깊고 지적인 사람이나 그것을 외부로 노출하지 않는다. 그는 도전을 탐구하기를 원하며 자기 에너지와 정열을 자기 관심사에 투여할 줄 아는 지혜를 지녔다. 그는 20년 전보다 더 나은 감독이 됐다. 그는 연예계에서 가장 근면한 사람이다. 그와 일하는 것은 순전한 기쁨이었다.
-채찍 다루기가 얼마나 힘들었는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연습하다 거의 귀를 잘라 버릴 뻔했다. 첫 2주가 가장 고통스러운데 처음 배우는 사람은 모자와 보호안경을 낄 것을 권한다.
-웹사이트가 당신이 각본 내용을 놓고 루카스와 다퉜다고 썼는데 사실인가.
▲다툰 것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해야 옳다. 영화란 조리법과 같은 것으로 너무 짜도 또 너무 달아도 안 좋다. 요리를 하면서 완벽한 결과를 내놓기 위해 맛을 맞춰 가듯 우리는 어느 한 성분이 다른 성분을 지배하지 않도록 서로 협조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